광양시, “아버지에게 밥 사라 해라” 갑질에 9급 수습 사표
또 다른 수습 공무원도 과장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
갑질의혹 간부 주의처분 그쳐, 광양시정 총체적 난맥상

광양시의 한 간부가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9급 수습 공무원에 대한 갑질의혹으로 수습 직원이 사표를 내고 또 다른 수습 공무원도 상급자를 상대로 직권 남용혐의로 고발하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시정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광양시가 상급자의 괴롭힘으로 수습 공무원이 사표까지 냈는데도 해당 간부에 대해 주의처분 하는 등 미봉책에 그쳐 비난을 받고 있다.

광양시와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광양시지부에 따르면 시 산단녹지관리센터 시설관리과 김영진 기반시설팀장이 신입직원인 9급 A씨를 상대로 한 갑질 의혹으로 감사담당관실의 감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27일 임용된 A씨는 상사인 김 팀장의 부당한 지시나 행위에 피해를 호소한 뒤 9월 12일 사표를 제출했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첫 직장인 공무원이 된지 17일만이다.

광양시 노조에 따르면 김 팀장은 A씨를 상대로 “아들이 발령을 받았으니 (A씨 아버지께서)저녁이라도 대접해야 하는 것 아니냐”거나 해당부서 과장이 A씨에게 준 손목시계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등 괴롭힘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감사담당관실은 “김 팀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두 사람의 의견이 다른데다 명확한 증거가 없고 A씨가 사표를 내고 사건의 확대를 원하지 않아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감사실에 따르면 김 팀장은 “농담처럼 한 말을 A씨가 오해를 해 진담처럼 받아들인 것 같다. 선물도 A씨가 자기에게는 필요 없다고 해서 가진 것”이라면서 갑질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표를 낸 A씨와 함께 같은 날 임용된 또 다른 9급 수습직원 B씨는 “부당한 업무지시와 업무행태”로 자신을 괴롭혔다며 문화예술과 장형곤 과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B씨는 9월 27일 총무과 인사팀으로 전보조치 돼 현재 수습을 받고 있다.

이처럼 9급 수습 공무원들이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사표를 내거나 상사를 고발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는데도 광양시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채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면서 내부 직원들이 강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남도가 주관한 이번 9급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는 1천271명 모집에 1만2천839명이 접수해 10.1대의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천146명이 선발됐으며 광양시에는 직종별로 모두 94명이 배치됐다.
동부취재본부/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