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철 남도일보 문화체육부 차장의 기자현장

나 보단 팀을 위해…김국영, 진정한 ‘챔피언’

제99회 전국체전이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한국 육상 남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은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하지만, 아픈 다리를 이끌고 개인 보다는 팀을 위해 끝까지 달렸던 그는 이번 대회 진정한 ‘챔피언’이다.

대회 시작 전 김국영은 100m,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까지 4종목에 출전해 4관왕과 함께 대회 MVP까지 확실시 됐다. 더욱이 베테랑 여호수아까지 팀에 합류한 터라 그의 4관왕은 ‘예약’이 아니라 ‘확정’에 가까웠다.

지난 15일 김국영은 200m 결승에서 총성과 함께 스타트에 나선 뒤 곧바로 속도를 줄이고 경기를 포기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에게 까지 부상을 숨기고 예선에서 팀을 위해 달렸다. “끝까지 달리고 싶다”고 김국영은 말했지만 심재용 감독은 큰 부상을 막는 차원에서 200m 결승은 출발선에만 서고 경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는 종아리 근육이 찢어져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날밤 김국영은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 4관왕을 달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고,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그는 1년 전 제98회 전국체전에서 부상으로 1,600m 계주 출전을 포기했을때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떨궜다. 3관왕을 기록 했지만 함께 뛰지 못한 죄책감에 먼 발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에게는 수 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단군이래 가장 빠른 사나이’, ‘한국 단거리 간판’, ‘신기록 제조기’. 이처럼 그는 한국 단거리 1인자다. 하지만, 김국영에게 자만 이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 없다. 개인 보다는 팀을 위할 줄 아는 선수다.

“우리팀은 릴레이가 강한팀이다. 심재용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베푸는 애정을 생각하면 보다 더 팀을 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김국영. 그는 이번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쳤지만 진정한 ‘MVP’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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