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안전한 나들이를 위한 제언
이천택 <광주 동부소방서장>

‘사랑은 달콤하다, 그러나 빵이 수반할 경우에만 그렇다’ 라는 유태인 격언이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맞아 지역 축제 및 산행 등 나들이가 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나들이는 즐겁다, 그러나 안전이 수반할 경우에만 그렇다’라고 바꿔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산과 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은 나들이하기에 최적의 계절이다. 하지만 가을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질병으로 나들이가 악몽으로 끝날 수 있다.

가을철 3대 전염병으로 불리는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있다.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바로 쯔쯔가무시병이다. 쯔쯔가무시(tsutsugamushi)는 일본어로 털 진드기를 일컫는 말로 원인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과 접촉하여 일으키는 병이다. 몸속에 들어간 병은 1~3주의 잠복기를 거치고 난 후에는 발열과 두통, 발진을 일으킨다. 쯔쯔가무시병은 전체 환자의 90%이상이 9~12월에 발생하는데 9월 둘째 주~11월 둘째 주에 진드기에게 물려 잠복기가 지난 9월 다섯째 주~12월 첫째 주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이후 환자 발생이 계속 증가하면서 2017년에는 1만528명이 신고됐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10% 더 발생하며 50세 이상인 분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출혈열)은 아시아와 유럽에 존재하는 한타 바이러스에 의한 전신 감염질환이다. 설치류(들쥐)에 물리거나 설치류가 타액이나 소변, 분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한 바이러스가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중에 떠다니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주로 늦가을(10월~11월)과 늦봄(5월~6월) 건조기에 많이 발생하며 발열, 출혈, 신부전 등의 증상이 생기고 난 후에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감염된 동물(주로 쥐)이 배설한 오줌에 오염된 젖은 풀, 흙, 물이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에 묻어서 감염된다. 7~11월 사이, 특히 9~10월에 발생빈도가 높아지는데, 농촌에서 홍수로 인해 쓰러진 벼를 세우는 작업을 할 때 집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에게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지만 초기에는 감염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을철 나들이 질병 예방법으로 풀밭 위에 옷을 벗거나 눕지 말고 풀숲에서 용변을 보지 말아야 한다. 휴식을 취할 시 반드시 돗자리를 사용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하여 햇볕에 말려야한다. 밤 따기나 등산 등 야외 활동 시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양말을 착용하고 쥐 등의 설치류 배설물에 오염된 젖은 토양, 물과의 피부접촉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야외활동 후에는 깨끗이 목욕을 해야한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 라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는 말이다. 가을철 나들이 3대 전염병의 예방 수칙을 숙지하여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가을철 나들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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