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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현장>단 2시간만에 결정난 제석산의 운명

<기자현장>단 2시간만에 결정난 제석산 운명
김영창(사회부 기자)

김영창
 

지난 달 29일 남구의 허파로 불리는 제석산의 운명이 고작 2시간만에 결정났다. 이날 남구 도시계획분과위원회(위원 9명 중 7명 참석)는 구청 7층 상황실에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제석산 일대에 들어설 종교시설 부지조성(5천750㎡) 개발행위 심의를 가졌다. 결과는 조건부 가결. 즉 남구 주민들의 유일한 산림인 제석산이 훼손되더라도 교회가 들어서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제석산을 파괴하고 들어서는 교회 설립을 막고자 하는 주민 1만명의 외침도 무참히 묻혔다. 100여일 동안 제석산 훼손 반대 서명을 받기 위해 뛰어다닌 제석산 훼손반대 범시민대책위의 땀방울은 헛수고로 돌아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위 도시계획 전문가라 불리는 7명의 위원들은 심의 과정에서 아마추어 같은 진행방식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제석산 훼손을 막고자 하는 주민 대표에게 고작 2분 동안의 발언시간을 허락했다. 특히 주민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곱지 않은 눈총과 함께 시간을 체크하며 빨리 끝내라고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취했다. 또 분과위 회의에 교회측 인사가 참석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분과위원회 위원들과 교회측이 뭔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교회측 인사는 주민들의 항의로 나중에 회의장에서 쫓겨난 후 구청 고위 공무원 방으로 찾아가 20여분간 웃으면서 대화를 나눠 주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번 남구와 도시계획분과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주민들은 신뢰감을 보이지 않으며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는 남구청이 자초한 일이다. 애초에 1만여명의 주민이 반대한 중대 사안인 만큼 20여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했다. 하지만 남구는 단지 일반 건축물이란 이유로 도시계획분과위원회에서 결정토록 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 남구 한 도시계획심의위원이 “논란의 소지가 있던 만큼 본회의에 상정될 줄 알았지만 분과위원회에서 속전속결로 끝나 황당하다”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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