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컬럼>커져가는 날씨정보의 활용성
김도용(목포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지독히도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폭염이 엊그제인 듯 싶었는데 발밑에 깔리는 많은 낙엽을 보니 이제 가을마저 저만치 물러나 있음이 느껴진다.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지구가 공전하고 있는 한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고 우리는 그때마다 거기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 적응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정도의 심한 날씨를 겪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흔한 탄식이 된지 오래다.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날씨는 기상정보를 높은 순위로 올려놓았고 국민들의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사회가 기대하는 기상정보에 대한 시대적 수요는 이제 단순한 정보 생산을 넘어 활용을 통해 다른 분야에 건설적 기여가 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활용되지 않는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상식적 이해에 충실해야 하는 정보가 바로 날씨정보이다. 그런 면에서 기상정보의 활용을 위한 최근 광주지방기상청의 정책 방향과 의지는 소박하지만 충분히 지지 받을 만하다. 작년에 마무리된 완도 전복과 광양 매실 지원 사업은 기상정보를 활용하여 생산은 최대화하고, 피해는 최소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기상정보와 현장의 생산정보를 결합해 시너지를 높임으로써 이른 바 융합기상정보서비스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매실 지원사업은 서리 피해를 막기 위해 서리 발생의 기상 조건이 되면 자동으로 바람을 일으키거나 미세하게 물을 뿌리는 장치를 개발해 농가에 실제 설치함으로써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우수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지형적 특성을 반영하여 다도해 지역의 관광과 안전을 위해 금년도에 진행되고 있는 맞춤형 서비스 개발도 기대가 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줌으로써 동종업계에도 파급효과가 커지도록 기상 산업적 측면에서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활용되는 융합정보가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 요구되는 기상정보의 정확도 개선은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 힘든 부분이지만,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화된 기술이 기상기술에도 적용된다면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기상정보가 모든 분야에 필수적으로 스며들 것은 자명하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기후변화에 브레이크를 가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일부 자조가 있음에도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IPCC 제48차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 1.5℃’라는 특별보고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그만큼 기후변화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하다는 인식이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날씨 변덕이 심해지고 있고 기상예측 변수도 더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기상정보의 생산과 활용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한 기상청의 노력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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