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냉탕 기숙사’

조선대학교 일부 기숙사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아 학생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조선대 기숙사 시설인 ‘백학학사’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온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는 백학학사가 태양열을 이용한 급탕시설을 갖추고 있어 날씨가 흐리면 물을 충분히 덥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기숙사 입소 학생 수를 크게 늘린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조선대 측은 학생들의 호소가 계속되자 지난해 11월 3천만 원을 들여 샤워기와 물탱크 등을 수리했다. 그러나 여전히 온수공급이 원활치 않자 올해 여름에도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생들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온수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찬물로 겨우 세수만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조선대 측은 이런 사정이 본보를 통해 보도되고 나서야 겨울방학 기간 동안 대대적인 수리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기숙사 학생들에게 학교 측 부담으로 인근 목욕탕을 이용해줄 것을 알리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이 불편호소를 묵살하고 있다가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수습에 나서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역민들은 기숙사 온수문제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1년 이상 끌고 온 조선대 측의 무능에 혀를 차고 있다. 또 주인의식 결여를 늑장대응의 이유로 들고 있다. 문제가 생겨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느슨한 내부분위기와 조직원들 간의 책임 떠넘기기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지적이다. 조선대의 현실이 ‘냉탕 기숙사’로 그대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조선대는 학교 구성원들의 복지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과다한 지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 학생복지에는 둔감하고 무신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선대는 지금 여러 가지 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조선대가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생겨야 한다. 누리기만 할 뿐 긴장을 하지 않고 있기에 사고가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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