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권리행사, 조합장 선거

이수열 (전남 진도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최근 나들이 겸 해서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 제목은 “국가부도의 날”이었다. 영화 스토리는 외환위기 직전의 고위 경제관료 및 정치인들이 국가의 경제 위기의 신호가 왔는데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때로는 경제상황을 속임으로서 국가경제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대다수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위기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처를 잘하는 대표자, 위기상황이 오기 전에 경제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릴 수 있는 대표자가 만약 그 당시에 있었더라면 아마도 오늘날의 한국경제가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한 번쯤은 생각한다.

우리는 그 동안의 국가 위기상황에서도 전 국민이 흔들림 없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잘 치른 경험이 있다. 작년에는 국가의 대표자를 선출하였고, 올해는 지역의 대표자를 선출하였다. 내년에는 아마도 선거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고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선거가 있다. 바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있다.

조합장 선거란 농민, 어민 등 지역 주민들이 자금을 출자하여 조합을 설립하고, 우리들이 조합원이 되어 생산한 제품의 구매·생산·판매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 향상하고 조합의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조합의 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조합장선거는 정치와는 관련은 없지만 농·어촌 지역의 실생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과거 뉴스 및 언론 등에서는 조합장선거가 지역 및 인맥 등으로 나뉘어 금품·향응제공, 비방·흑색선전 등 과열·혼탁선거로 얼룩진 경우도 있었고 또한 조합장이 구속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혼탁·과열을 막고자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의무적으로 조합장선거를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 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3월 11일에 최초로 전국의 모든 조합장을 동시에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실시했고 현재의 조합장들이 선출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내년 3월 13일에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조합장이란 자리는 농·어촌 지역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직책이다. 단순히 조합원의 대표자만이 아니라, 향후 4년 동안 지역 농업?어업 등 산업은 물론 금융·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책임자를 선출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따라서 조합원의 한 표가 조합은 물론, 우리지역의 농업·어업 등의 미래가 달려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한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과 근시안적 사고로 인해 개혁이 늦춰지고, 국가 전체가 부도위기를 맞고, 국민들을 얼마나 고생했던가를 생각해 보자. 이것은 공직선거 뿐만 아니라 조합장선거도 마찬가지다. 현명하지 못한 조합장이 잘못된 정책을 운영함으로써 조합의 부채가 늘어나고, 조합원들이 고생을 하고 또한 농어촌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지는 언론 등을 통해서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나의 한 표가 지역 및 인맥 등 연고주의나 온정주의에 좌우되어 현명하지 못한 조합장이 선출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우리 지역의 조합장 후보자를 신중하게 한 번 살펴보자.

영화 중 대사 하나가 문득 생각이 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항상 깨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바라보자. 조합원들은 각자가 조합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내년 봄에 실시하는 조합장 선거에 꼭 참여하여 우리 지역을 위해 일 할 진정한 조합장을 선출하자.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