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일자리 줄어들어

방학 앞두고 대학생 알바 ‘하늘의 별따기’
최저임금 인상에 일자리 줄어들어
일자리 생겨도 배경 없으면 안 돼
 

방학시즌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이른바 ‘알바 전쟁’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진은 18일 호남대학교 일자리 센터 취업게시판에서 구직공고를 보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방학시즌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전남대학교 후문 먹자골목 인근에서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학생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이날 만난 김사랑(23·여)씨는 “아무래도 방학시즌이 가까워지다 보니 평소보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지금도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인데 나 같은 면접자가 2명이나 더 있었다”며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해도 한정된 용돈 이외에 나갈 지출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학생들이 구직에 혈안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이른바 ‘알바 전쟁’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아르바이트 고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2017년 6천470원에서 7천530원으로 올라 역대 최고 인상 폭인 16.4%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저 임금 인상과 경기침체 등 여파로 생계형 자영업자 상당수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알바생 대신 직접 카운터를 보는 경우 늘어나면서 알바 전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전남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황모(43)씨는 “최저인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수익의 상당수를 차지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엔 평일 오전 1명, 오후 2명, 주말엔 오전 오후 각각 2명씩 알바생을 뒀는데 현재는 오전 알바를 두지 않고 직접 나와 일하고 있다. 손님이 많은 주말엔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바 전쟁의 현실은 온라인 구직 사이트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알바천국·알바몬 등 구직 사이트에는 ‘취업보다 알바 구하기가 힘들다’ ‘이제 인맥 없이 알바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해 저녁이나 주말시간을 이용해 ‘투잡(부업)’을 하려는 직장인이 늘어난 데다 방학 기간 동안 등록금 또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많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대학 인근에 자리한 편의점의 경우 야간 알바생 1명을 뽑는데 5~6여명이 지원할 정도다. 과거 흔했던 패스트푸드·카페·호프집 등에서도 일하기조차 어렵게 되면서 “인맥이 없으면 알바도 못 구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호남대 인근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박현서(24)씨는 “방학기간 동안 일할 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같은 과 동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본국인 중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이어 받을 수 있었다”며 “구직이 없는 상황에서 빨리 자리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주변 친구들은 아직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능력자’로까지 불린다”고 말했다.

동 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상현(24)씨는 “2주전부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고 있는데 아직까지 구하지 못했다”며 “‘알바도 빽이 있어야 구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구인 자체가 상당수 줄어들었기 때문에 친구 등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지 않고서는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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