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없는 작은 물건도 나누면 ‘행복’으로 퍼져요

일반 생활용품서 의류·캠핑용품까지 종류 다양

광주공유센터, 시·도 최초 개소…책장 서비스도

물건 넘어 사무실 공간 무료 대여 등 개념 확장
 

광주공유센터는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각종 생활용품과 스포츠용품, 육아용품 등 생활속 필요한 물건들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사진은 광주공유센터 내 보관된 물품들 모습. /광주공유센터 제공
각종 텐트 장비.

<편집자주>

지난 10년간 전세계적으로는 수많은 ‘공유 경제(Sharing Economy)’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며 공유경제가 하나의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공유경제란 쉽게 말해 하나의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사용하는 이른바 협업소비의 개념이다. 소유자 입장에선 활용도가 떨어진 물건을 통해 수익을 보장받고, 소비자 입장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사용할 수 있는 소비형태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의 충격 이후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처음 만들어 낸 개념으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와 대비돼 21세기 새로운 경제 관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기존의 렌탈 비지니스 시장 규모에 미치진 못하고 있지만 2025년엔 공유경제의 시장규모가 렌탈 비즈니스를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공유경제 시대에 발맞춰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광주공유센터를 보유한 우리지역의 공유 경제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여름 시민들에게 인기를 끈 광주공유센터 내에 보관된 구명조끼.
광주공유센터에 있는 한복과 드레스.

◇광주공유센터와 ‘물건 공유’

광주광역시는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지난 2017년 광주 남구 진월동에 ‘광주공유센터(센터장 장우철)’를 개소하고, 생활용품·유아물품·캠핑용품, 도서 등 시민의 기부로 마련한 공유물품을 대여하고 다양한 재능·경험을 체험·교육하는 공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동·서·북구에 ‘자치구 물품공유센터 구축’을 지원해 시민 호응도가 높은 공유물품을 마련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이용 건수는 물품대여 1천679회(1만2천849개)로 지난 1월 70회(351개) 정도에서 3배 이상 급등했다. 그만큼 물건공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광주에선 주민센터나 학교,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서 물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생활에 꼭 필요한 공구류부터 우산, 책 등 물건도 다양하다.

광주공유센터 관계자는 “광주시재능기부센터에서 2013년부터 정말 어려운 사람들은 국가에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보통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국가 복지 혜택까지는 받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분 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것이 2017년 광주시의 예산을 받아 민간위탁하게 됐다”면서 “안 쓰는 물건들을 나누고 경제화 시키는 것은 공유경제의 시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광주공유센터는 공유센터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도시 텃밭처럼 책장 한 칸을 분양하고 서로 책을 공유 할 수 있는 ‘책장 공유’도 하고 있다. /광주공유센터 제공

◇물건 공유 사례

광주공유센터에서 빌려주는 물품은 캠핑,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하다. 1년에 한 두번 만 쓰는 생활공구를 비롯해 사다리, 드릴 등 다양한 물건을 빌려쓸 수 있다. 텐트나 탁자, 석쇠, 구명조끼, 튜브, 캐리어 등 캠핑·여행용품도 준비돼 있다. 각종 운동용품과 청소기, 오븐 등 일반 생활용품도 구비돼 있어 편리하다.

아이가 커버리면 못쓰게 되는 육아용품을 공유하는 육아용품 공유서비스도 있다. 유모차나 소독기, 장난감 등 다양하다. 멋진 행사장에서 입을 드레스나 면접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정장도 준비돼 있다. 이밖에도 각종 한복과 생활용품, 스포츠용품, 자전거 등도 공유 대상이다.

광주공유센터는 공유센터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도시 텃밭처럼 책장 한 칸을 분양하고 서로 책을 공유 할 수 있는 ‘책장 공유’도 하고 있다. 회원이 지정된 칸에 안 읽는 책을 넣어두면 다른 사람이 이 책을 마음껏 가져가 공유해 볼 수 있다. 처음 책장을 분양할 당시에는 책장이 3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1개로 늘어났다.

아울러 현재 광주에서 운영되는 공유서비스는 광주시, 자치구, 공공기관과 자전거 대여소 62곳, 장난감 도서관 8곳의 공유물품 대여 등 9개 분야 2천214개의 공유자원을 발굴해 시민에게 개방·운영 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광역지자체 최초로 시 공용차량 23대를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회적 취약계층에 무상 제공하는 ‘공용차량 공유서비스’를 실시중이다.
 

광주공유센터는 광주 남구 진월동국제테니스장에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1회 ‘올망졸장 공유장터’를 운영했다. 사진은 시민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은 물품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모습. /광주공유센터 제공

◇물건 넘어 장터·공간 공유도

광주공유센터는 매월 1회 ‘올망졸망 공유장터’를 운영한다. 남구 진월동국제테니스장에서 열리며 매회 시민 400여 명이 방문한다.

공유장터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은 물품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을 비롯해 가족과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과 마술 공연, 먹거리 장터 등이 열린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사전 예약할 경우 물품 판매를 위한 탁자, 의자, 돗자리가 지원된다. 광주공유센터는 새해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장터를 열 계획을 하고 있다.

물건 공유 장터를 넘어 공간 공유도 활성화 되고 있다. 광주공유센터 내에는 물건 공유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공간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어린이 물품들을 놓아둔 어린이공유방부터 회의실, 음악 연주 공간, 부엌 테마 공간 등 10개의 공간을 대여한다. 최대 30인까지 수용이 가능하며 빔 프로젝트와 마이크도 설치됐다.

이밖에도 광주에서는 1인 사무실 공간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도 생겨나고 있다. 작은 사무실을 얻어 1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고 일단위나 주단위로 계약해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이다.

현재 시 공유서비스는 광주시, 자치구, 공공기관과 민간의 주차장 107곳, 회의실·강당·공연장 240곳, 체육시설 419곳, 화장실 1천304곳 등의 공유공간을 개방·운영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광역지자체 최초로 시 공용차량 23대를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회적 취약계층에 무상 제공하는 ‘공용차량 공유서비스’를 실시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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