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급제폰 판매에 통신업계 ‘요동’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항목 신설 돼

대리점·판매점은 “폐업 위기” 우려

16일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의 한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판매 하고 있는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올해부터 자급제 단말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급제폰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네이버의 시장 진입으로 자급제폰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이동통신사의 대리점·판매점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5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자급제폰과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 등 3개 카테고리로 구분해 스마트스토어 취급 상품에 포함시켰다.

단말기 자급제는 휴대폰 구입과 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대부분 휴대폰 구입은 통신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통신 서비스 가입과 휴대폰 구입을 동시에 하고 24개월 또는 30개월, 36개월 동안 휴대폰 값을 통신 서비스 요금과 함께 지불했다. 반면 단말기 자급제는 냉장고나 TV를 구입하는 것처럼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통신 서비스만 가입하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휴대폰 유통사업을 강화하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최대 쇼핑 중계 플랫폼을 통해 검색부터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대리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는 해외 제조사의 고가형 모델과 중고폰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입점 수수료가 없고 판매수수료만 붙는다.

그동안 제한적이던 자급제폰 종류도 올해 확대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모든 단말기를 자급제로도 판매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올해 자급제 휴대폰 모델을 20종 이상으로 늘리고 10만 원대의 저렴한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출시하는 내용의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통사가 지급하는 판매 보조금에 의존하던 대리점과 판매점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동구 충장로의 한 휴대폰판매 점주는 “기계를 못 팔고 개통 업무만 하게 한다면 대체 누가 휴대폰 대리점 판매업을 하겠냐”면서 “제조사와 이통사 같은 대기업은 손해날 것이 없지만 중소 판매점들은 줄 폐업을 할지도 모른다 ”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통신사를 바꾸지 않고 휴대폰만 바꾸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566만601건으로 2017년 701만4천429건보다 19.3% 줄었다. 이는 2005년 557만2천690건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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