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개의 사랑을 가득 담았습니다…”

강진 도암면 사회보장협의체, 홀로 노인 ‘반찬통’ 사업
새벽부터 장조림 등 직접 반찬 만들어 어르신들께 전달
“주민 주도의 지역 복지공동체 모델로 발전시킬것…”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홀로 노인들을 위해 ‘사랑의 반찬통’ 사업을 벌이고 있는 김학동 강진군 도암면장과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17일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반찬통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민간복지사업의 장점중 하나가 정부지원에서 제외된 사람들도 구제해줄 수 있다는 점이죠. 이런 분들을 위해 꾸준히 어르신 밑반찬 지원 사업과 같은 생활밀착형 지원 사업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김학동 강진군 도암면장은 17일 이른 새벽부터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면사무소 내에 위치한 조리실에 모였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밑반찬을 지원하는 사업인 ‘반찬통 사업’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은 전날 준비해둔 재료로 소고기볶음과 장조림, 멸치볶음, 나물 등 5가지 반찬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찬을 통에 담으니 반찬통이 250개나 됐다.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반찬들은 곧바로 협의체 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50명의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직접 배달됐다. 배달에 직접 나선 2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불편한 점이나 애로사항 등을 들어놓은 뒤 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에 전달하기도 했다.

도암면에 따르면 독거 노인들에 대한 반찬지원서비스는 군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다. 그렇다고 독거 노인들 전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도암면에만 홀로 사는 어르신이 330명 정도인데, 이들중 마을이장이나 주민들이 반찬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면사무소에 추천한 인원이 7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5명 정도만 강진군 반찬서비스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다. 어르신 1명당 연간 4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등 군 예산이 부족해 혼자 사는 수많은 어르신들을 다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원사업의 한계가 김 면장 등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직접 반찬을 만들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강진군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만든 소고기볶음과 장조림 등 밑반찬을 담은 반찬통 250여개.

김 도암면장은 “민간복지사업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대상자 선정의 자율성이다. 소득·재산에 크게 구애됨 없이 대상자를 주민들이 직접 추천, 선정하고 지원까지 하기 때문에 참여한 사람들의 보람도 크지만 정부지원에서 제외된 사람들을 구제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면장은 공동모금회 특화사업 공모선정 예산으로 다음달까지 2번에 걸쳐 추진하는 이번 사업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후원금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협의체 자체예산 확보가 관건인데 도암면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까지 이미 추진중이다. 연초부터 이웃사랑 행복천사 기부릴레이를 전개해 1주일여 만에 벌써 5개의 기관단체가 참여해 391만원의 밑천이 모여든 것이다.

도암면 관계자는 “사회단체, 동창회 등 각종모임, 사업장과 주민들로부터 모금 참여 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매월 정기적인 기부 신청자도 늘어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공공복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만들어내는 지역복지공동체모델을 도암면에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강진/이봉석 기자 lb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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