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도시 광주, 광주형 일자리
김덕모(호남대학교 교수)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국정전반의 청사진을 우리 국민들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 펼쳐 보이는 것이기에 국민적 관심사가 되듯이 광주광역시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의 신년기자회견도 광주시민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장은 지난해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함께 오랜 지역 현안이었던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문제를 상생협력 차원에서 해결하였고, 지난 16년간 갈등양상을 보여 온 광주지하철 2호선 문제를 숙의민주주의 형태인 공론화 방식을 도입 건설 찬성 결론을 도출하는 등 시정발전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민선 6기에서부터 일자리창출과 관련 관심을 끌어 온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첫 사례인 완성차 공장 유치의 타결을 이루지 못한 채 한해를 마무리 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시장이 노동계 경험이 많은 박병규전경제부시장을 ‘사회연대일자리특보’(2급상당 전문임기제)로 임명하고 14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반드시 성공시켜 ‘노사 상생도시 광주’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천명하고, 노사상생도시 광주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밝힌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원이 없고 입지와 접근성에서도 불리한 광주가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사상생도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서 “‘광주에 투자하면 수익이 난다’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 ‘정의로운 도시가 기업하기도 좋은 도시’라는 대명제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노사상생도시를 노동이 존중받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 노동자에게는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적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고 정의 하면서 노사상생도시의 첫 걸음으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을 꼽았다. 경차 SUV 완성차공장을 유치하여 연봉 4천만원 수준의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여 우리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하여 지난 12월 6일 협약타결무산의 유일한 쟁점인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에 대해 협상 당사자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보완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당사자간 신뢰회복과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협상단장을 맡았고 ‘완성차공장 투자협상팀’을 ‘광주형 일자리 추진T/F’로 확대 개편 중이며, 박 특보는 노동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노동문제와 사회통합형 일자리 창출 전반에 대해 시장을 특별 보좌하는 역할을 맡을 것임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신년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특별한 관심을 밝히면서 최근 현대자동차가 국내에 생산라인을 신설한 적이 없기에 광주형 일자리를 위한 생산라인 구축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하였다. 소위 광주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을 팍팍 실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은 수익이 있을 때 투자하는 것이고 시장 논리에 입각해 투자를 결정하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완성차 공장의 생산라인 구축이 기업에 수익을 담보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 선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기존의 현대차나 기아차 노조원들의 연봉 수준을 감안하면 4천만원 정도의 연봉은 기업측에는 상당한 경쟁력을 담보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계는 자칫 광주형 일자리가 동종업계 전반의 노동조건의 후퇴와 단체협약권의 유예로 노동권의 후퇴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라는 불신이 내재해 있고, 경차 SUV라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미래지향형 친환경 에너지 차로의 전환이라는 장기적인 전략을 견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경청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급격한 최저임금제의 실시와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하기가 너무나 어렵다고 호소한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노동시간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없기에 사업주로서 감옥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위기의 터널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일자리 창출의 전기가 될 광주형 일자리가 현대자동차와 노동계의 대승적 타협에 의해 노사상생의 좋은 모델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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