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관광지 순환버스 ‘남도한바퀴’타보니>
“버스타고 아름다운 전남을 둘러보는 ‘힐링여행’”
저렴한 가격에 알찬 코스로 전국 관광객 ‘인기몰이’
올해 첫 시행 겨울 테마상품도 全 좌석 매진행렬
“관광지 입장권 별도 구매 불편” 개선 목소리도
 

지난 19일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참가자들이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단지에서 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고 있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버스타고 아름다운 전남을 둘러보는 그야말로 ‘힐링여행’이네요”

일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승차게이트 32번 홈에는 이른 아침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몰린 관광객으로 북적거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부터 60대 노부부,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은 중장년층 관광객들까지 전남지역 관광명소를 돌아보는 순환버스 ‘남도한바퀴’를 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이진용(57)씨는 “아내와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전남 곳곳의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남도한바퀴에 신청했다”며 “광주에서 진도까지 가깝지만 시간을 내기 어려워 가보지 못했다. 남도한바퀴 상품에 여행안내를 해주는 사람도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부터 운영 중인 남도한바퀴는 전남 22개 시·군 관광명소를 버스로 투어하는 전문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순천·여수 겨울바다여행과 목포·함평·영광 감성여행을 비롯해 평균 20여개의 코스를 매주 토요일 4회씩 총 24회 운행한다. 매번 전좌석 매진이 될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올해는 출시한 이래 최초로 1, 2월 겨울 테마 코스도 운영돼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19일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참가자들이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단지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탑승시간이 되자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코스를 선택한 관광객들은 45인승 버스에 차례차례 몸을 실었다. 이들은 전남도 문화관광 해설사의 안내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2시간을 달려 해남군 우수영 관광단지와 울돌목에 도착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각오가 곳곳에 새겨져 있는 울돌목은 너비 294m에 평균 유속 5.5m/s으로 왜선 133척을 13척의 전함으로 격파한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는 해남과 진도를 연결하는 한국 최초의 사장교인 진도대교가 1984년 10월에 가설돼 있어 자동차가 대교를 건널 때마다 기괴한 소리는 가중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황종숙(67·여)씨는 “친구가 남도한바퀴는 가볼만하다고 추천해 태어나 처음으로 전남에 오게 됐다”며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울돌목에 와보니 경관이 운치 있고 무엇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관광지로 개발한 것 같아 인상이 깊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참가자들이 전남 해남군 진도대교 아래에서 울돌목의 거센 물살을 관광하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이날 오후 울돌목의 거센 물살과 우는소리를 뒤로 한 채 관광버스에 올라 조선말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의 화실이자 영화 스캔들 촬영지인 진도 운림산방(雲林山房)으로 향했다. 운림산방은 첨찰산 주위에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는 산골에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명승 제80호로 지정된 곳이다.

초등학생인 딸과 온 이모(41·여)씨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와 함께 운림산방을 둘러싼 산세를 보니 더 웅장한 것 같다”며 “지난번에 혼자 참여한 남도한바퀴 프로그램이 만족스러워 이번에는 딸과 함께 왔다. 단돈 만 원으로 여행과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즐거워했다.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코스인 전남 진도군 운림산방의 전경.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참가자들이 전남 진도군 운림산방에서 비를 피하기 생가에 앉아있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지난 19일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참가자들이 전남 진도군 운림산방 소치기념관에서 관광하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매서워지는 바람과 빗방울로 예정 시간보다 이르게 진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진도타워로 발길을 돌렸다. 높은 타워에서 진도대교와 울돌목의 전경을 바라보니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고 한 관광객은 전했다. 타워 내부에는 진도군 홍보관과 명량대첩 가상체험관, 명량대첩 승전관, 옛 사진관 등 진도의 랜드마크라고 칭할만한 볼거리도 많았다.

전북 전주에서 온 정모(29·여)씨는 “먹을거리와 놀 거리 가득한 전남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진도타워에서 아름다운 절경을 배경으로 ‘인생샷’도 찍었다”면서 “버스타고 아름다운 전남을 둘러보는 그야말로 ‘힐링여행’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19일 남도한바퀴 해남·진도 향토문화여행 코스인 진도타워의 전경.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다만 일부 관광객들은 남도한바퀴 운영방식에 대한 개선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김모(56·여)씨는 “관광지를 방문할 때마다 입장권을 별도로 구매하는 점이 불편하다”면서 “차라리 요금에 입장료까지 포함돼 있으면 원활하게 입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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