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다문화가정, 1박2일간 도심힐링 만끽

광주 동구 ‘쉼으로의 초대’ 가보니
장애인·다문화가정, 1박2일간 도심힐링 만끽
가족사진 촬영·영화관람·식사 등
900만원 상당 지역업체 전액 후원
 

광주광역시 동구 지원1동은 지난 18일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에 도심 속에서 1박 2일간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쉼(休)으로의 초대’를 마련했다. 사진은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처음 찍어보는 가족사진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지난 18일 오후 동구 수기동에 위치한 사진관.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이들이 모두 모여 있는 가족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거울 앞에 앉아 전문 메이크업을 받고, 마음에 드는 옷과 신발을 고르면서 설레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원1동에서는 평소 힐링 기회가 부족한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에 도심 속에서 1박 2일간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쉼(休)으로의 초대’를 마련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선정된 가정은 전문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촬영한 뒤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저녁식사를 즐긴 후 관광호텔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사진관, 음식점, 호텔 등 지역업체가 900만원 상당의 금액을 전액 후원한다.

지원동에 사는 청각장애인 진모(55)씨와 베트남에서 시집 온 휜티홍다오(34·여)씨는 5살, 6살 두 아이들을 챙기며 사진 찍을 준비를 서둘렀다. 특히 이날은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휜티홍다오씨의 부모님까지 함께할 수 있어 가족들은 더욱 행복한 모습이었다.

휜티홍다오씨는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언제 찍을 수 있을지 모르는 가족사진을 찍게 돼 정말 좋다”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딸과 손자들을 보기위해 5년만에 한국을 찾은 휜티홍다오씨의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지원1동사무소 담당자의 손등에 뽀뽀를 하고, 포옹을 하는 등 말로는 전할 수 없었던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함께한 김하영(41·여)씨 가족 역시 즐거운 모습이었다. 김씨의 아들 김현준(12)군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에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김 군의 오른손에는 커다란 혹이 자라면서 팔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또 손을 갖다 대기만 해도 통증을 느껴 활동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성장에도 문제가 생겨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6,7살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밖엔 키가 자라지 못했다.

때문에 김군은 엄마와 함께 밖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한다.

김군은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엄마와 같이 영화도 보고, 호텔에서 1박2일을 보내게 행복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이 끝난 뒤 두 가족은 관광호텔로 이동해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풀었다. 참가 가족들은 객실을 둘러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은 침대에 올라가 높이 뛰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후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저녁식사를 한 뒤 관광호텔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날 지원동1동 자원봉사자들은 참가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집을 방문해 청소 등 집안정리를 마치고, 새 이불을 제공하기도 했다.

김정애 지원동1동장은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행복해 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평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이동수단이 열악한 장애인·다문화가정에 추억을 선물할 수 있어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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