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세뱃돈 고민…조카들 얼마를 줄까
직장인들, 중고등·대학생 5만원…초등생은 1만원선
평균 18만원 예상…나이·서열 구분없이 ‘금액 통일’ 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닷새 앞둔 지난달 31일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 보화유치원(원장 임정희) 원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새해 인사를 올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올해도 어김없이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이 다가왔다. 새해는 진즉 밝았지만 정식으로 고향을 찾아 새해인사를 나누는 설이야말로 진짜 새해라 할 수 있다. 설에는 역시 세뱃돈이 화두다. 설이되면 아이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설렌다. 부모·친지들로 받게 될 세뱃돈에 대한 확실한 믿음때문이다. 믿음은 ‘설날은 곧 세뱃돈’이라는 경험에서 출발한다. 부모들은 ‘너무 보채지 마라’고 한소리 하지만 순간이다. 설날에 으레껏 하는 보채기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조카들에 줄 세뱃돈을 준비한다. 이쯤 되면 어른들의 얼굴엔 고민이 드러워진다. 체면은 차리면서 부담은 최소화하는 세뱃돈으로 얼마가 적당한지 생각이 깊어진다. 만약 새뱃돈 대상이 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면 걱정이 앞선다. 이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의 설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직장인 8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8명(76.3%)은 설 명절 지출로 인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평균 지출 금액은 43만5원으로 이 가운데 세뱃돈은 평균 18만5천이었다.

그렇다면 세뱃돈은 얼마를 줘야 적절할까?

최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천217명를 대상으로 한 ‘설 비용’ 설문조사에서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에게 적당한 세뱃돈 금액은 ‘1만원’이 48.8%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다. 이어 ‘3만원’과 ‘5천원’이 각 11.8%의 비중을 보여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중고등학생은 ‘5만원’이 36.9%로 가장 높았고, ‘3만원(28.5%)’이 그 뒤를 따랐다. 대학생에게 적정 세뱃돈 액수는 ‘5만원’이 37.2%로 많았고, ‘10만원’도 31.0%로 뒤를 이었다.

그런데 몇년 전 학습업체 와이즈캠프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른 1명에게 받고 싶은 세뱃돈에 대해 초등학생 63.1%가 ‘5만원 이상’을 꼽았다. 1만원(13.4%)과 2만원(9.3%), 3만원(7.7%)이 그 뒤를 이었다. 세뱃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동상이몽’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 세뱃돈 금액을 고정한 가정도 있다. 전남 여수에 사는 백모(65)씨 집안은 서열과 나이에 관계없이 한 사람당 2만원씩 주는 걸 수년째 지키고 있다. 이른바 ‘세뱃돈 고정’이다. 백씨는 “처음엔 나이 많은 조카들이 어린 동생과 똑같은 세뱃돈을 받는 것에 서운해 하는 표정이었다. 수년째 이어오다 보니 이제는 당연히 2만원을 받을 줄 알고 있다. 우리집만의 세뱃돈 문화가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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