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장 매출 ‘뚝’…화훼업계 울상

졸업·인사 시즌 연중 최고 대목 옛말

경기불황에 저렴한 조화 선호 등 영향

7일 오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는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 상무화훼단지의 한 꽃집의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지역 화훼업계가 연중 최대 대목인 졸업식 특수가 사라졌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는 주머니를 닫고 있는 데다 생화 대신 저렴한 조화 등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aT(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화훼 공판장과 광주 원예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광주 원예농협의 거래량은 20만9천710속으로 4년 전 23만9천67속에 비해 12% 가량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지역 화훼 단지 역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의 상무화훼단지. 시내 번화가보다 10% 가량 저렴하게 꽃다발 구매가 가능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올해 광주지역의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갑작스럽게 1월로 몰리면서 2월 출하 시기를 맞춘 화훼 농가들의 물량이 많지 않아 꽃 값이 일시적으로 오른 탓이다.

15년째 꽃 장사를 하는 송모(46·여)씨는 “보통은 화훼농가에서 2월로 출하를 다 맞춰 놓는데 올해는 1월에 졸업식이 많이 몰리면서 꽃에 대한 수요가 늘어 장미꽃 1단에 2만 원까지 올랐었다”며 “지금은 조금 떨어진 편임에도 가격변동으로 인해 꽃이 비싸다는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꽃을 안 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생화에 비해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프리저브드(말린 꽃)이나 비누꽃이 인기를 끌면서 생화만을 취급하는 꽃집들은 더욱 울상이다.

꽃과 화분을 함께 파는 A(53·여)씨는 “김영란 법의 여파로 몇 년 째 화분과 난도 안 팔리는 데 생화도 안 팔려 걱정이다”며 “졸업식 꽃에 대한 트렌드가 드라이플라워나 비누 꽃 등으로 바뀌면서 판매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과거 꽃을 많이 살 때는 사람을 고용해 졸업식장에 직접 찾아가 판매를 하는 ‘출장 판매’도 많이 했었는데 요즘에는 옛날만큼 꽃이 많이 팔리지 않아 이마저도 하고 있지 않다”고 푸념했다.

꽃집들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백화점과 마트는 졸업시즌을 맞아 운동화나 노트북 등의 선물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는 지난 1월 한 달 가방과 운동화 등이 전년대비 각각 8%, 4% 증가했다. 광주지역 이마트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달 3일까지 노트북과 테블릿, 백팩의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82.5%, 25.6%, 21.8% 신장했다.

지역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요즘엔 졸업·입학 시즌이라도 꽃 판매량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아 특수라는 말이 사실상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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