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조합장들, 겸손하고 정직하기를

13일 전국에서 동시에 조합장 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에서는 1천344개 농·수·축협, 산림조합 대표가 선출된다. 광주에서는 16개 농협· 1개 수협·1개 산림조합 등 18개 조합이, 전남에서는 145개 농협·19개 수협·21개 산림조합 등 185개 조합이 선거를 치렀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33개 조합이 무투표로 조합장이 선출됐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기존 조합장의 능력을 믿고 재신임성격의 투표를 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 조합장에 새로운 후보가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로 치러졌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조합원들끼리 경쟁을 하고, 또 좁은 지역에서 벌어진 선거였기에 전체적으로는 과열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몇 달 동안 지역을 뜨겁게 달군 조합장 선거는 이제 막을 내렸다. 동네선거나 마찬가지여서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편이 다르고, 지지했던 후보가 달랐던 만큼 상당수 조합이 당분간은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당선자들의 포용과 공정한 인사, 투명한 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조합의 발전을 위해 사심과 원망을 버려야 한다.

새로운 조합장이 유념해야할 것은 조합원의 복지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조합원의 경영향상과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금융대출로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해 한다거나 조합취지에 맞지 않는 분야에 예산과 경비를 사용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조합장이 사용하는 업무경비 역시 투명하게 책정하고 집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각 조합의 운영을 보면 불필요한 해외연수나 선진지 견학 등의 명목으로 사용되는 경비가 너무 많았다. 조합의 내실과 기술습득을 위한 연수·견학이라면 나무랄 일이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말이 견학이지 조합원 친목을 위한 야유회 성격이 대부분이다. 이런 관행적이면서도 소모적인 운영을 척결해야 한다. 구태를 답습하면 안 된다.

우리 사회는 선거전과 선거후 후보자들의 모습이 천양지차다. 선거전에는 허리가 땅에 닿을 정도지만 당선이 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예산쓰기를 자기 지갑 돈 쓰듯이 한다.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지방의회 선거에 나선 사람 대부분이 그렇다. 지역의 일꾼인 조합장들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겸손하고 정직하게 조합을 이끌어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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