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로 비상구 반드시 확보하자
민종택(장성소방서 구조대장)

인간은 숨쉬고, 먹고, 자고, 입는 등 우리 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족하고 나면, 다음으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불안을 제거하고자 하는 안전의 욕구가 발로(發露)된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급진적인 경제성장과 산업의 고도화로 과거에 비해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이면(裏面)에는 과정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결과주의만을 초래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결과주의는 행위의 과정보다 결과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안전함보다는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적당히 넘어가자” 식의 적당주의가 팽배하게 되면서 안전이라는 중요한 제반사항의 부재를 야기한다.

한 예로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은 개인 사물함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비상구 입구는 목욕용품을 놓는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 있는 등 당장의 편안함을 위한 안전관리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명로인 비상구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비상구는 유사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폐쇄·잠금·물건적치 등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안전생활의 습관화, 즉 화재 시 피난대비요령 숙지 및 쇼핑, 헬스 등 익숙지 않은 건물에 출입 시에는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 피난기구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나를 위한 안전의 비상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First in Last out’ 소방공무원이면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구절이다. ‘재난현장에 먼저 들어가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마지막에 탈출한다’라는 이 짧은 문구에는 소방공무원으로서 투철한 소명과 간절한 사명감이 들어 있다. 소방공무원은 현장의 불확실성, 가변성 등으로 인해 어려운 직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강인한 신체, 정신력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교육, 완벽한 개인장비 착용, 최고의 안전한 시스템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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