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앞둔 인생의 후반전에 준비해야 할 것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얼마 전 고등학교 친한 친구가 우리와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친구는 조그만 의류제조업을 수십 년간 알차게 운영해 왔었다. 노래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무엇보다도 인간관계가 좋아 동창들 모두가 좋아하는 친구였다. 국내에서 의류를 제조하여 일본에 판매 했었는데, 몇 년 전에 제조회사를 중국으로 옮겼다. 중국으로 제조회사를 옮긴 후 잦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다가 마침내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참으로 소탈하고 인간성이 좋은 친한 친구였기에 한동안 그 친구가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2018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81세, 여자87세라고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되고 있는 나라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보고 있다. 초고령사회가 되면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고 2030년이 되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된다고 하니 머지않아 우리나라는 100세 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의 삶은 정년을 기준으로 하여, 정년 전 60세 이전까지를 인생의 전반전이라 할 수 있고 정년 이후의 삶을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 이전까지는 인생의 준비기간이고 본격적인 인생의 시작을 20세부터라고 한다면 정년까지는 40년, 정년 후 60대부터 90대까지 40년을 산다고 본다. 이렇게 생각하니 얼마 전 먼저 운명을 달리한 친구는 인생의 전반전만 보내고 후반전은 시작도 해 보지도 못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러면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몇 가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건강이 최고다. 100세까지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100세까지 얼마만큼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못할 일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Well dying하는 것이 최고의 축복일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 야외에는 많은 운동기구들이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해서 건강한 신체를 기르자.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고 했다. 운동은 습관인 것 같다. 집에서도 좋고, 일터에서도 좋고, 생활주변 어디에서라도 몸을 움직이며 운동을 해야 한다. 90세가 되어서도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늘 배워야 한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아니 나이가 들수록 두뇌회전을 더욱 많이 해야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배우는 자는 지혜로운 자이며 건강한 자이다. 악기도 좋고, 외국어도 좋고, 운동도 좋다. 배워서 삶에 활용하며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

세 번째는 마음을 편히 갖자. 나이가 들면 아집이 생긴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가진 것을 버리고 내려놓으며 상대방을 인정해야 나이 값을 하는 것이다. 매사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여유와 배려를 통해 마음을 내려놓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내려놓고 마음을 편히 가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다.

마지막으로 100세 시대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갖는 것이다. 우리나라 2016년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8.6명으로 OECD 평균의 3배라고 한다. 자살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울증이나 외로움 때문일 것이다. 핸드폰에 몇 백 개의 전화번호가 있지만 정작 전화를 걸만한 친구가 없고, 수많은 TV 채널 중에 볼만한 내용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인생의 전반전은 열심히 일을 하느라 보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의 후반전이 되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한두 명씩 세상을 떠나거나 살아있더라도 연락이 끊기게 될 것이다. 이때에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진실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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