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업윤리는 어디로 갔나?
대기오염 만큼이나 도덕 불감증에 충격

여수산단에 입주한 일부 대기업들의 미세먼지 측정치 조작 사건은 도덕 불감증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환경부 조사에서 적발된 6개 업체 중에서 LG화학과 한화케미컬, 포스코 계열사 SNNC 등 3개사는 국내 10위권 안에 드는 대기업 집단에 속한 기업체이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지난해 매출액이 약 7조 원에 영업이익도 8천억여 원에 달했다. LG화학은 ‘정도경영’을 행동방식으로, ‘인간존중의 경영’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케미컬도 여수공장에서 지난해 3조9천억 원의 매출에 5천2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한화는 ‘존경받는 글로벌 선도 화학기업’을 회사비전으로 설정하고 안전보건환경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들 회사가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기업윤리와 정도경영은 사무실 표구에 갖힌 표어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여수공장을 가동하면서 한 해 동안 수 천억 원의 순이익을 내고 그 대부분을 서울 본사에 보내고 미세먼지와 유독성 공해물질을 전남 동부지역에 방출하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일부 대기업은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측정대행업체사에 측정값을 낮춰달라고 부탁이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대기오염물질을 허용치 이상으로 배출해 왔고 자가측정도 소홀히 해 온 것이 드러난 마당에 대행업체가 알아서 조작했다고 책임을 전가한 모양이어서 ‘눈 가리고 아옹’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의 모범을 보여야 할 대기업들의 기업윤리 실종과 도덕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라 있는 형국이다. 동부취재본부/유홍철 기자 y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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