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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정용식 상무의 남도 섬 이야기-꽃섬, 여수 하화도

남도일보 정용식 상무의 남도 섬 이야기-꽃섬, 여수 하화도
그 곳에 가면 꽃과 꽃 사이로 사람들이 꽃 피어요
하화도 내리면 동화속 알록달록 벽화·마을유래비 반겨
동백꽃·섬모초·진달래 가득 아름다운 섬에 사람들 정착
토종 반찬 점심에 모두들 꿀맛…식당 곳곳에서 ‘여기 더요!’
절벽과 절벽 이은 ‘꽃섬출렁다리’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듯

출렁다리
큰굴 삼거리에 절벽과 절벽을 이은 65m의 아찔한 ‘꽃섬출렁다리’는 하화도 제1경이라 불릴 만큼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곳에 있는 듯 아름답다.
꽃섬1
하화도는 ‘꽃섬’이란 이름처럼 푸른 하늘과 투명한 바다, 갖가지 꽃들이 어우러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유채꽃 만발 허와도
유채꽃 만발한 하화도.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걷다보면 유채꽃 향기에 취한다.
허화도 꽃섬 출렁다리
하화도 꽃섬 출렁다리
깻넘 전망대와 이해순의 시
깻넘 전망대에 설치된 이해순 시인의 ‘하화도’ 시비.
이해순 시비
큰산 전망대에서.
남도섬사랑 역사문화기행 회원들
백야항 선착장에서 기념촬영하는 남도섬사랑 역사문화기행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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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화도 해변.
꽃섬 유래비
꽃섬 마을 유래비와 남도섬사랑 회원들.

설렌다. 전날의 진한 숙취에도 첫사랑 만나러가는 그런 설렘이다. ‘꽃섬’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육지의 삶으로부터 밀려난 세 여자가 운명처럼 만나 ‘모든 슬픔을 잊게 해준다는 남해 어딘가에 있다는 신비의 섬’을 찾아 떠난곳이 ‘꽃섬’이었다. 하지만 세 여자가 마주한 눈보라치는 겨울 ‘꽃섬’은 그저 ‘섬은 섬’일 뿐이었다. 영화 <꽃섬>에선 그랬다. 하지만 따뜻한 봄날 화사한 ‘꽃섬 길’을 걷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대감은 컸다.

오전 8시에 광주에서 출발한 ‘남도섬사랑’ 버스는 10시 20분경 여수 백야항에 도착했다. 관광객을 태워 온 버스만도 줄잡아 20여대가 주차해 있다. 어디로들 봄맞이 갔을까? 금오도, 개도, 하화도…. 힐링을 위해 그 어느 섬으로간 갔겠지. 하화도가는 배편이 대략 1시간반 간격이지만 시간변동이 심한 것이 뱃시간이니 사전확인은 필수다. 우리도 10시40분 임시 배편이다. 차량이 불필요할 만큼 조그만 섬임을 입증하듯 배에는 도선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객실과 2, 3층 로비에는 300여 관광객만 빼곡하다.
‘꽃섬’은 백야도 선착장에서 10여분이면 족할 듯 지척에 있건만 개도 여석항을 먼저 들려 10여명을 하선시키고 목적지엔 45분여 걸려 도착한다. 소머리를 닮았다는 웃꽃섬 상화도(上花島)를 옆에 두고 복조리 모양의 아랫 꽃섬 하화도(下花島)에 내린다.

# 아이고! 오셨는가요, 꽃섬
항구 왼쪽엔 산 벚꽃들이 듬성듬성, 오른쪽에는 두어군데 노란 유채밭이 눈에 띄고 중앙엔 조그만 마을이 들어온다. ‘아이고! 오셨는가요. 꽃섬’ 이라 쓴 노랗게 덧칠한 작은 배 조형물과 동화속을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벽화들, 그리고 마을이름 유래비가 우리를 맞이한다.
“임진왜란 당시…, 섬에 동백꽃과 섬모초, 진달래가 만발하여 너무 아름다운 섬이라 여기고 정착함으로써 마을이 형성되었다. 일설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전선을 타고 봇돌바다를 항해하시다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이라하여 花島 (화도)로 명명하였다고 전해오고 있다. 하화도에서 서북쪽으로 1Km 지점에 상화도가 있는데 그 섬을 웃꽃섬이라 부르고 하화도는 아랫꽃섬이라 불렀다.”

항구를 중심으로 30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늑한 마을이다. 언덕 위 폐교된 작은 건물이 눈에 뛸 뿐 그 흔한 교회 종탑도, 파출소도 보이지 않는다. 전체면적이 71만㎡라고 하니 전남대학교의 70% 크기다. 이 조그만 섬에 식당은 대여섯 곳이나 되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우리를 맞이한 ‘꽃섬길 식당’도 100여명 손님으로 가득 찼다. 섬을 찾는이들이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는데 이곳은 사뭇 다르다. 소박한 점심이지만 방풍나물, 부추나물, 바다나물, 미역국 등에 커다란 농어구이까지 토종 반찬들에 모두가 꿀맛이고 ‘여기 더요!’소리들이 곳곳에서 들린다.
남도 섬 문화기행을 하면서 계속 눈에 밟히는 것이 바닷가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다. 잘 가꿔야 할 섬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섬기행부터는 잠깐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쓰레기를 남겨놓지 않기 위한 다짐이기도 했다. 30~40분 땀 흘리니 큰 포대 13개가 가득 채워지고 300m에 이르는 기다란 자갈모래해변이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첫 봉사활동이 여행길 회원들에겐 조금 과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도 앞선다.
# 꽃보다 아름다운 꽃섬길
하화도 꽃섬길은 항구에서 우측으로 돌든 좌측으로 돌든 순환코스다. 길을 잃어버릴 위험이 없다. 자갈모래 해변을 따라 가다보니 진한 유채꽃 향기를 내뿜는 애림민 야생화 공원이다. 텐트지역은 아닌 듯한데 10여동 이상의 텐트족들이 있다. 숲터널 언덕에 올라서니 정자와 하트모양의 조형물에서 사진 찍고 쉬어 가기에 적격이다. 큰굴 삼거리에 절벽과 절벽을 이은 65m의 아찔한 ‘꽃섬출렁다리’는 하화도 제1경이라 불릴 만큼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곳에 있는 듯 아름답다. 막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절벽은 까마득하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출렁다리를 건너니 오르막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데크길이다. 몇백미터마다 이름도 특이한 깻넘, 큰산, 시짓골, 순넘발넘, 낭끝등의 전망대가 있고 간혹 휴게정자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풍광도 즐기고 휴식도 취하기에 딱이다.
꽃섬길이 6km에 불과하고 조그만 섬이지만 편안하게 생각한 분들에겐 조금 힘든 듯하다. 빠르게 움직이면 두 시간이면 족한 거리지만 꽃섬은 싸묵싸묵 걸어가야 제 맛인 듯하다. 낮은 자세로 피어있는 민들레, 찔레꽃, 장딸기, 살갈퀴꽃, 고들빼기, 제비꽃, 골담초 등 야생화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전망대에 서서 옥빛 바다와 병풍처럼 둘러 처진 섬들을 보며 심호흡이라도 크게 내쉬어야지 않을까? 순넘순넘 전망대와 낭끝 전망대의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 밭에 서서 진한 꽃내음에 취하기도 해야 한다. 시짓골 전망대 앞 연산홍과 진달래 밭, 그리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곳곳의 동백꽃의 붉은 화려함을 배경삼아 사진도 찍고, 간혹 마주치는 정자에 걸터앉아 준비한 막걸리도 한 잔 하다보면 세 시간 이상은 걸릴 것이다.
# 가을에 다시봐요. ‘하화도’
『 바다와 길에서 만난 섬들 /발길 닿는 발걸음마다 꽃섬입니다. /바위손이며, 쑥부쟁이며, 구절초가 가을바다로 번져갑니다. /바다가 넘쳐 하늘로 번집니다 /하늘이 바다와 하나가 됩니다. /햇살 우르르 달려와 팔딱거려도 / 파도와 바람은 고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맑아지는 꽃섬 / 한순간 한순간이 고요해지는 꽃섬 / 섬에 오면 / 꽃과 꽃 사이로 사람들이 꽃 피어요.』< 이해순의 ‘하화도’ >
꽃섬길 전망대마다 하화도에 관한 시구들이 걸려 있다. 아하! 하화도는 가을 구절초(섬모초) 풍광이 으뜸이구나! 시구들에는 우리를 즐거움을 선사해준 봄 유채는 보이지 않는다. 청명한 가을하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구절초 만개한 가을 꽃섬을 봐야겠다.
짧은 코스 산행길이다. 4시 배편임에도 다시 ‘꽃섬길 식당’에 모여 막걸리에 간식을 먹는 여유로움까지 주어진다. 식당 앞 커다란 벚꽃나무는 꽃비 내리듯 마지막 남은 꽃잎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너부러지듯 말리고 있는 미역냄새와 꽃향기가 함께 버무려 진다.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상화도 분홍빛 지붕의 마을 풍광도 멋스럽게 다가온다. 영화 ‘꽃섬’에서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하며 구원해 줄 파라다이스(Paradise)는 아닐지라도, 따뜻한 봄날 꽃향기 가득한, 어쩌면 꽃보다 아름다운 곳에서 잠시 마음 힐링을 하기엔 충분했다. ‘하화도’ 그 이름값을 하는구나. /사진 윤성수·박석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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