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위해 고생 많으셨던 분…이제 편히 쉬시길”

아버지 곁으로…김홍일 前 의원 5·18구묘역 안장
봄비 속 ‘눈물의 안장식’…조문객 등 200여명 참석
“민주화 위해 고생 많으셨던 분…이제 편히 쉬시길”

김홍일 전 의원과 작별하는 유가족
23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에서 열린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유해 안장식에서 유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국회의원이 광주 5·18구묘역에 23일 안장됐다. 비가 내린 날씨속에 진행된 안장식은 유족을 비롯해 정치인, 조문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김 전 의원이 안장된 망월동 5·18구묘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9월 5·18민주화운동 이후 처음으로 영령들을 찾아 오열했던 곳이다.

이날 안장식을 지켜보던 유족들과 조문객들은 김 전 의원의 유골함이 진갈색의 흙 아래로 묻히기 시작하자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가족들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자 조문객들은 김 전 의원의 묘지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참으로 슬픈 날이다. 민주화를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하셨던 분이다”며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신뢰받은 아들이면서 영원한 동지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 이젠 아버님 곁에서 편안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과 호형호제하며 지냈던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를 빼놓고선 김 전 대통령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며 “생전에 아버지를 잘 모시면서 오늘의 민주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셨던 분이다”고 회상했다.

김 전 의원의 동생이자 김 전 대통령의 2남인 홍업씨는 유족 대표로 “광주에서도 많은 분들이 형님을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조문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지금쯤이면 형이 하늘에서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러분도 형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원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까지 이희호 여사는 아들의 죽음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 의원은 “이희호 여사님은 현재까지도 아들의 죽음을 모르고 있다”면서 “현재 병원에서 투병중이신 분한테 어떻게 아들의 죽음을 전할 수 있겠느냐”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김 전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5·18국립묘지 안장 대상이지만 ‘나라종금 뇌물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곧바로 국립묘지로 안장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의 유족들은 국가보훈처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망월 묘역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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