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절기 상 여름의 시작 ‘입하’

우종택(광주지방기상청 목포기상대장)

24절기 상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 4월 20일)가 지나면서 요즈음 낮 최고기온이 초여름(6월 1일~10일)의 기온을 보일 때가 있다. 꽃샘추위를 이겨내면서 앙상한 가지 위에 산뜻하고 풍성하게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만물이 소생한다는 계절의 여왕 5월과 함께 ‘산과 들에 신록이 일고, 여름이 시작 된다’는 입하(立夏, 5월 6일)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본래 24절기는 중국 주(周)나라 때 화북지방의 기후에 맞춰 만들어져 우리 지역의 기후와는 정확하게 맞지 않지만 최근 낮 기온이 상승하면서 조금이나마 계절의 특성과 변화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5월의 시작과 함께 맞이하는 입하 무렵은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각종 나물들과 식물들이 싹을 틔워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시기이다. 기상학적으로 광주와 목포지방은 4월에 1년 중 가장 큰 일교차(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를 보이면서 변덕스러운 기온변화가 나타나지만 5월은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대기는 다소 건조해지고 온화한 날씨를 보이다가 하순에는 때 이른 폭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4월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5월은 적어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0년(1989년~2018년) 동안 절기 상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 일(5월 6일)의 광주와 목포지방의 평균기온은 16.3~17.3℃, 최저기온은 11.7~12.1℃, 최고기온은 21.0~23.2℃ 분포였다. 기온에 따른 기상학적 여름은 평균기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이므로, 우리지역은 아직 여름이 시작하기에는 이르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의 시작은 아니지만 여름철의 위험기상인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에 대비하기 위한 여름철 방재기간(5월 15일~10월 15일)을 맞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름의 첫 번째 절기인 입하 무렵, 한낮에는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고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지기 시작하며 못자리 잡기와 밭농사 일들로 많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하얀색 꽃이 흡사 흰 쌀밥을 닮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팝나무에 관한 속담이 있는데 꽃이 만발하면 그 해에 풍년이 들고 적게 피거나 시들면 흉년이 든다는 유래가 있다. 올해는 하얀 꽃이 활짝 피어 눈도 즐겁고, 가을에 풍성한 추수가 가능하기를 기대해본다.

아울러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들이나 친지들과 활짝 핀 꽃을 즐기면서 각종 나물과 채소를 곁들여 행복하고 건강한 시즌을 보내시길 바란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