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또 하나의 자랑,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양성관(동강대학교교수)

18일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39년이 되는 날이다. 광주하면 ‘5·18’이라는 인식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분명히 5·18은 광주의 상징이자 어쩌면 이 나라를 지켜온 정의의 표상이며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를 찾는 사람들이 광주의 자랑거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광주는 의향이며 예향이고 음식 맛이 좋은 미향(좋은 맛의 도시)이라고 자랑한다. 광주는 학생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5·18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의향이며, 광주 시내 어느 곳을 가더라도 옛 선조들의 그림과 서예 등이 많아 광주가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또한 요즘은 음식 레시피를 SNS 등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어, 누구나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음식 맛은 역시 손맛이며 남도의 음식이 최고라고 자랑한다.

그런데, 지난 초봄인 3월 23일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제128회 정기연주회 「봄의 꿈길에서」공연을 보고 광주의 또 다른 자랑거리 하나를 추가할 수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음악 듣는 것을 즐겨하기에 문화예술회관을 자주 찾는 편이고, 그러한 덕분인지 음악에 대한 귀가 열렸다고나 할까? 아무튼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그날도 지인의 초대로 바람 쐰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합창을 감상하다가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소리가 언제 이렇게 좋아졌지? 하고 전율이 울리듯 긴장하며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맑고 청아하며 하나로 모아진 아름다운 소리는 천상에서 내려와 울리듯 내 영혼을 흔들며 다가왔다. 모두 3부로 이어지는 공연이었는데, 특히 2부의 ‘무반주 합창음악’에서는 난이도가 높은 외국 곡을 아주 멋지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3부의 ‘우리 민요’ 역시 우리 가락을 구성지게 잘 불러 흥에 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강강술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 선 채로 불러서, 무대를 자연스럽게 돌면서 부를 것이라는 나의 기대에 아쉬움을 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년소녀합창단은 독일의 빈소년합창단, 프랑스의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케냐의 지라니어린이합창단 등이 있다. 특히 지라니합창단의 경우 케냐 나이로비 인근의 슬럼가를 방문한 지라니문화사업단이 빈민가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합창단을 창단하여 2년 만에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유명한 합창단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선명회합창단’과 ‘KBS어린이합창단’과 같은 세계적인 어린이합창단이 있다. 이번 제128회 정기연주회에서 보여준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소리가 맑고 정제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어서 앞으로 잘 다듬으면 광주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본다.

본 공연이 끝나고 앵콜을 받았을 때에 지휘자의 소개에 의하면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2016년에 광주의 문화사절단으로 미국 LA에서 공연을 하였고, 찾아가는 예술단 공연을 비롯해 타 시도에 초청공연을 다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다고 들었다. 분명히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광주시와 시민이 함께 키워가야 할 우리의 자랑이다. 초.중학생으로 구성되어 1주일에 2회씩 연습을 한다고 한다. 이들이 합창연습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시간배려와 연습실의 조건, 외부 공연을 다니며 광주시의 홍보대사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광주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합창은 소리를 만들기 전에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낮추며 남을 먼저 배려하는 공동체의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보다는 타인의 소리에 자신을 맞추어가는 합창을 통해 정서함양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면 그들의 미래는 행복이 가득할 것이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더욱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할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합창단이 되어 광주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합창단과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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