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하고 평화롭게 5·18 기념식 치러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5·18 39주년 기념식 참석과 일부 극우보수단체의 5·18 폄훼집회에 대해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황 대표의 5·18기념식 참석을 진정성 없는 정치적 행보로 간주하고 있다. 황 대표가 광주 5·18을 모욕한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어서이다.
일부 보수단체들도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금남로 등지에서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5·18민주화운동 폄훼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5·18망언을 쏟아낸 의원들을 감싸고돌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의 기념식참석과 5·18폄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보수단체들의 집회는 자칫하면 물리적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5·18단체와 광주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황 대표의 기념식 참석은 ‘광주시민과 5월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이 5·18을 욕보이는 발언들을 쏟아내도 ‘묵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기다 진상조사와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가로막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 진정성이나 순수함이 없는 ‘쇼잉’(showing)이라는 지적이다.
황 대표의 기념식 참석이나 일부 보수단체의 광주폄훼집회는 광주시민들에게는 모욕이자 도발이다. 따라서 물리적 충돌이라는 불상사가 생길 우려가 크다. 이는 보수 세력 결집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극우세력의 의중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어떤 말과 행동으로 자극하든,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섭광주광역시장은 일부 보수단체의 광주폄훼집회와 관련 “반 5·18 정서를 자극하려는 의도”라며 시민들에게 “해당 집회에 무관심·무대응으로 대처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보수단체회원들이 광주한복판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모욕하고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라는 언어폭력을 쏟아내면 불상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화롭게 39주년 5·18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치러내 ‘광주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한국당의 먼 뿌리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과 그 추종자들에 닿아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황 대표의 기념식 참석과 보수단체의 5·18폄훼집회는 ‘80년 광주학살’에 이은 ‘2차 광주원정(遠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들 냉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