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창사 22주년 기념 제1회 ‘류담포럼’ ‘나무심는 건축인’ 공동 개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건축 이야기
박화수 GA건축사무소 대표 ‘자연이 있는 건축’ 주제 특강
빗소리·나무·채광 등 건축물 내부까지 자연 요소 도입
건축, 모든 분야 융·복합적 결과물…건축가 자긍심 가져야

세우고 쌓는, 건축이라는 큰 프레임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건축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류담포럼(流談Forum)’이 지난 11일 오후 광주금수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인 박화수 건축가와 신정철 나무심는 건축인 대표, 정용식 남도일보 상무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남도일보가 창사 22주년을 맞아 ‘나무심는 건축인’과 공동으로 세우고 쌓는, 건축이라는 큰 프레임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건축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류담포럼(流談Forum)’을 지난 11일 광주 금수장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역 건축가를 대상으로 하는 ‘류담포럼’은 교육, 연구, 설계, 시공, 행정, 자재 등 다양한 건축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거나 그 자체를 향유하는 광주·전남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류담포럼은 이날 원로 건축가 박화수 ㈜GA건축사무소 대표를 첫 강사로 초청, ‘자연이 있는 건축’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들려줘 지역 건축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류담포럼에서 박화수 건축가가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다음은 강의 내용 요약.

◇자연을 품은 건축물=1984년 운림가든을 건축했다. 피라미드 형태 건축물의 레스토랑과 선형 형태의 예식홀로, 두 건축물은 기능과 형태가 다르지만 함께 결집되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죽은 자를 위한 공간이지만, 운림가든의 피라미드 형태 건축은 산자를 위한 공간이다. 피라미드 맨 위쪽에서 빛이 들어오면서 위층의 공간감을 극대화 하고 드라마틱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1989년에는 광주건축사회관을 건축했다. 전면은 엄격한 시멘트 형태다. 회의장 내부에 창문이 없지만 상층부에 설치된 유리 탑라이트(천창)를 통해 채광을 해결했다. 계단에도 천창을 설치, 자연광을 도입해 공간감을 극대화 시켰다.

같은해 동명동 주택도 건축했다. 벽은 호박돌을 이용했고 지붕은 컬러아스파트싱글(지붕 재료)을 사용했다. 1층 거실에 벽난로를 세워 밋밋한 지붕에 굴뚝을 만들었다. 거실에 벽난로 위치가 어디로 오느냐까지 관계가 있다.

지붕을 오픈 시켜서 지하에 썬큰가든(바닥보다 내려 앉은 정원·Sunken Garden)으로 햇빛, 바람, 빗물이 떨어지도록 수공간(연못)을 설치했다. 비가 내리는 청각·시각적인 효과도 건축 자연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동명동 다른 주택은 거실 중앙부에 중정(가운데가 비어 있는 정원)을 중심으로 각 실들이 배분돼 있다. 2층 계단도 중정을 디귿자로 감고 올라간다. 2층이 1층과 오픈 형식이고 지붕까지 자연광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설계해 눈이나 비가 떨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994년에 지어진 광주기독교방송국은 절제된 전면성을 가지고 있다.

두 건물 사이 빛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유리 천창과 측창을 설치, 방송 업무동과 전면동 채광을 확보하고 1층 로비까지 자연광이 연결된다. 후면은 공원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축가로서의 자긍심 가져야=광주기독교방송국을 건축할 당시 재원이 없었다. 각계각층의 모금으로 지어지는데, 특히 현대건설 당시 정주영 회장이 자재 원가 이하 제공과 1억 원 모금을 하는 등 공헌이 상당히 컸다. 많은 건축을 해봤지만 이 건축을 하면서 상당히 설계자로서 예우를 받은 건축물 중 하나다. 설계자는 착공·준공식 때 뒷전으로 물러나있는 풍토가 있지만, 이 건축물 착공 당시는 설계자를 중심으로 배려해줬다.

얼마전 안중근의 기념관 설계자가 초청장을 못 받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후배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건축하는 분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안토니오 가우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세계 각국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시내 곳곳이 그분의 작품이 있다. 또한 철광도시인 스페인 빌바우가 철광 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가 황폐화됐지만, 유명 건축가가 미술관을 설계함으로서 독특한 조형의 건축을 보러 전세계에서 온다. 문화 도시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건축가 한사람이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을 정도로 위대한 건축가들이 있다. 이 때문에 긍지나 자부심을 갖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건축가에 대한 인식이 전환 됐으면 한다.

◇미술·음악 등 예술 세계와 비슷한 건축=건축을 하다 보면 예술 세계와 크게 비슷하다. 건축은 문학, 음악, 조각, 회화 등 큰 테두리 안에 있다.

건축에도 문학 작품에서 나타나는 반전 효과를 적용할 수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한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가암리 주택’ 의 내부에 반전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적 주택은 현관문을 들어오면 거실부터 눈에 띄거나 예상하는데, 통 유리로 만들어 산이 보이는 경관과 나무를 심어 건축물 내부 깊숙이 자연 요소를 도입했다.

건축은 듣고 음악은 본다는 표현이 있다. 건축이 회화나 조각처럼 조형의 한 장르지만 음악적 성격이 강하다고 하다. 건축의 성격을 규명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건축은 과학 기술의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또한 건축은 창작활동이기 때문에 인문학과 철학의 세계라고도 말할 수 있다.

건축은 기능이라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모든 분야를 융·복합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건축가들이 긍지를 가져야 한다.

정리/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류담포럼 참석자들이 박화수 건축가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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