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준우승’ 새역사… “덕분에 행복했다”

광주·전남 물들인 ‘붉은 물결’…새벽 내 “대~한민국”

“태극전사 졌지만 잘 싸웠다…‘진짜’ 자랑스럽다”

16일 오전 1시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한국-우크라이나)을 보기 위해 광주시민 5천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새 역사를 쓴 우리 태극전사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대표팀 덕분에 6월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20세 이하 한국축구 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한국축구의 새역사를 쓴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16일 오전 1시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과 5·18민주광장에는 길거리응원에 나선 5천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같은 시간 전남 목포와 순천, 광양, 장성 등에서도 길거리 응원전이 열렸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하늘마당은 앉을 자리가 없어 일어서서 응원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시민들은 응원도구와 태극기를 흔들며 우승 기대감에 부풀었다. 길거리응원에 빠질수 없는 치킨과 맥주도 동이 나 이 일대 편의점과 치킨집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시민들이 제각각 입고 온 붉은 티셔츠, 붉은 빛이 점멸하는 ‘악마 뿔’ 머리띠, 휴대폰 플래시 등이 하늘마당을 붉은 빛으로 수놓았다.

시민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한민국”을 외치며 결승전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드디어 대망의 결승전 중계시작과 함께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등장하자 시민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본격적인 길거리응원의 시작을 알렸다.

시민들의 함성에 저멀리 폴란드에 있는 한국대표팀이 응답했다. 경기시작 4분만에 한국이 선취골을 넣자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에 일어나 큰 함성을 질렀다. VAR 판독기로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한국의 에이스 이강인이 골을 성공시켰다. 골을 넣는 순간 광주시민들은 자리에 일어나 서로 껴안으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또한 한국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반칙을 당하면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 등 선수들과 한몸이 된 채 응원전을 펼쳤다. 이후 대표팀은 전반 33분과 후반 7분 내리 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응원 열기는 식지 않고 이어졌다. 결국 후반 43분에 한 골을 더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음에도 일부 시민들은 응원 목소리를 더 크게 내기도 했다.

광주FC 소속 엄원상과 광주 금호고 출신 김정민의 활약에 고향팬들은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응원에 나선 금호고 축구부는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미래의 국가대표를 꿈꿨다.

금호고 축구부 주장 조성권(18)군은 “금호고 출신 엄원상, 김정민 선배님의 활약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꼭 선배님들처럼 훌륭한 선수가 돼 반드시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시민들은 내년 ‘도쿄 2020올림픽’을 기약했다. U-20 한국축구대표팀의 나이와 활약을 감안하면 내년 올림픽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 김성훈(28)씨는 “이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활약에 6월이 무척이나 행복하다”면서 “이번 선수들이 주축이 돼 내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