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여름철 전기료 내린다

28일 이사회서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의결

1629만가구 월 1만142원씩 할인 적용 예상

한국전력공사가 누진제를 완화해 매년 7~8월마다 전기요금을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했다. 한시적으로 1600만 가구에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기본공급약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정희 한전 상임감사위원 등 상임이사 7명이 참석했다. 또 이사회 의장인 김태유 서울대 공과대학 명예교수를 포함한 비상임이사 8명도 전원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 단체와 학계,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누진제 개편 방안을 검토해왔다. 여름철 이상기온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제도개편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TF는 약 6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여름철에만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채택했다. 지난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됐지만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의결을 보류한 바 있다.

이날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전기요금제도 다음달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정부에 인가를 신청하면 전기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하게 된다.

시행이 늦어져도 7~8월 전기요금은 할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과거에도 전기요금 할인을 소급 적용한 바 있다.

누진제 TF는 누진 구간을 넓히면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가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씩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현행 누진제를 살펴보면 1구간(200kWh 이하)에서 1kWh당 93.3원을 부과한다. 2구간(201~400kWh)과 3구간(400kWh 초과)은 각각 1kWh당 187.9원, 280.6원을 내야한다.

이번 누진제 완화안을 적용하면 1구간이 300kWh 이하로 조정된다. 즉, 사용량 300kWh까지는 1kWh당 93.3원으로 매긴다. 2구간과 3구간은 각각 301∼450kWh, 450kWh 초과로 상향 조정한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이번 전기요금 할인으로 한전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대 2847억원으로 추정된다. 누진제 개편이 회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한전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174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기준 1조4414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긴 기업이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주주들은 이번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정책에 따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이사회에서 쉽사리 전기요금 인하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주주는 경영진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한전은 로펌에 배임 가능성에 대한 법률 해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김태유 한전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사회에 상정된 주택용 전기요금 기본공급약관 개정안과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제 개편 안건도 함께 가결됐다"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달 1일 공시하겠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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