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안 가느니만 못한 의회 국내연수
김영창 사회부 기자

해마다 끊임없이 지역 기초 의원들은 외유성 해외연수로 지역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해외 연수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고 한 의혹이 불거져 전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광주지역 각 기초단체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자제하고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관광성이 짙고 내실이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광주 남·북·광산구 의회는 수천만원의 혈세로 국내연수를 마쳤다. 남구의회는 제주도, 북구의회는 울릉도로, 광산구의회 역시 제주도로 국내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60만~8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세부일정을 들여다보면 부실하기가 짝이 없다. 굳이 국내연수를 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교육(의원 청렴 및 성폭력 예방 등)을 남구·광산구의회는 수천만원을 들여 제주도에서 받았다. 물론 올레길을 걷는 등 관광성 짙은 일정도 있다.

특히 울릉도로 떠난 북구의회는 국내연수 일정(1박2일)의 절반 가량을 버스와 배에서 보냈다. 울릉도를 방문해 울릉군의회와의 소통시간은 고작 1시간 30분. 나머지 시간은 독도 박물관을 둘러보고 행남 둘레길 등을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독도를 방문해 독도근무자 위문 및 독도수호결의를 한다고 했지만 독도 땅을 밟지도 못했다. 날씨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해 헛걸음만 한 것이다. 게다가 연수회 명분으로 내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항일 호국정신 계승이 굳이 울릉도와 독도를 찾아가야만 가능한 것인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도 기념할 만한 항일 유적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기초의회 연수 타당성과 적합성의 판단은 결국 지역민들이 몫이다. 이를 계기로 의원들은 기초의회 윤리 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조례에 대해 부끄러움은 없는지 스스로가 생각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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