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광주수영대회, 시민정신 키우는 계기삼아야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이 12일 저녁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렸다. 5·18민주광장과 광주여대 체육관 현장이 이원 중계되는 가운데 펼쳐진 개회식 행사에서는 지구촌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여러 공연과 퍼포먼스가 선을 보였다. 특히 ‘광주의 빛’으로, ‘오염된 세계의 물’을 치유하는 내용의 합수식은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대회는 역대최대규모 국제수영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순수한 스포츠행사지만 북한선수단이 참가할 경우 정치적으로는 한반도평화분위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조명을 받았다. 결국 북한선수단 불참으로 실망스럽게 됐다. 하지만 광주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한편 시민의식·도시기반시설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대회는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국내외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선수단 참가라는 최대흥행요소가 성사되지 못한데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저임금제 갈등 등 국내외의 굵직한 현안에 밀려 언론이나 국민의 관심이 소원하다. “속이 시끄러운데 한가롭게 무슨 수영대회냐”며 못 마땅해 하는 여론도 있다.

그렇지만 광주의 시각에서만 본다면 이번 대회는 광주를 또 다시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다. 광주는 세계인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진 도시가 아니다. 광주에서 각종 인권포럼이 진행된 탓에 각국의 민주운동·시민단체 지도자들 사이에서만 ‘80년대에 격렬하게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도시’정도로 인식돼 있다. 광주에 대한 인지도는 생각보다 낮다.

광주광역시와 대회조직위, 각종 문화예술단체는 대회기간동안 다양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또 광주·전남을 연계한 다양한 관광탐방도 마련해두고 있다. ‘민주화운동 도시 광주’가 ‘문화도시 광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볼거리 많은 광주와 전남’ 홍보가 활성화 됐으면 한다.

국제행사가 있을 때마다 의례적으로 벌어지던 ‘질서캠페인’도 이번 대회를 전기로 ‘생활형’으로 바뀌었으면 싶다. ‘보여주기’(Showing)가 아닌, 실생활에서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길거리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막대한 예산과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국제수영대회를 치른 보람이 생긴다. 시민정신을 키우는 대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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