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영·수 시험도 조사

광주교육청, ‘기말고사 말썽’ A고 감사 확대
최근 3년간 국·영·수 시험도 조사
상위권 학생 ‘내신 몰아주기’ 확인 취지
학교 “조직적 성적 관리 없었다” 부인

3학년 기말고사 수학 문제를 특정 동아리에 나눠준 유인물에서 출제해 말썽을 빚은 광주 A고교에 대한 감사가 다른 과목과 다른 시기 시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1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감사팀은 A고교에 대해 최근 3년간 국어·영어·수학 등 3개 과목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 감사 범위를 확대했다.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상위 학생들의 내신을 특별 관리하는 이른바 ‘내신 몰아주기’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감사팀이 최근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영어·수학 등 과목의 수준별 이동 수업, 성적 우수자 중심 자율동아리 운영 등 문제를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졸업생과 재학생의 불공정 사례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말고사뿐 아니라 다른 학년, 다른 시기 시험에서도 상위권 학생들만 사용한 교재에서 시험 문제가 출제됐다는 의혹이 일어 시교육청은 학교 측에 교재 목록 제출을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심화반, 기숙사, 자율 동아리가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습 편의를 제공하는 수단이 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감사팀은 최근 교장, 교감을 상대로 학사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학교 측은 수준별 이동 수업 등 심화반 운영 사실을 인정하고 부작용을 고려해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생기부, 교내 수상 등에서는 심화반 학생들이 주요 대학 진학 욕심이 크다 보니 관심과 학습 역량도 높아 결과적으로 차이가 발생했을 뿐 의도적인 차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상위권 학생들에게 노골적인 몰아주기를 의심하는 시교육청과 진학 실적에 힘써온 결과라는 학교 측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A고교 관계자는 “시험 출제 과정에서 기회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소외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생기는 등 잘못한 부분은 질책받아 마땅하다”며 “다만 입시 실적에 편견을 두고 바라보는 건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편 A학교는 매년 10명 안팎을 서울대, 100여명을 수도권 대학으로 보낼 만큼 두드러진 입시 실적을 자랑해왔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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