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곳곳서 불붙는 ‘반일(反日)’…무안공항은 ‘딜레마’

어민·소규모제조업체 이어 소상공인까지 일본제품 불매 확산

무안공항 日 노선 신규 취항 등 마케팅 강화했지만…여론 의식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에 맞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전남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어민과 소규모 제조업체에 이어 농협 하나로마트, 주유소 등 소상공인까지 번지며 반일여론이 불붙고 있다.

하지만 무안공항의 경우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일본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자칫 이번 반일 감정이 관광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업회사법인 신안 새우젓 주식회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고급 제품에 사용되는 일제 용기 사용을 중단하고 국산 용기로 대체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0㎖, 340㎖, 430㎖ 등 모두 3가지 용량의 기능성 제품에 일본산 수입 용기를 사용해왔지만 다음 달까지 모두 국산 용기로 대체할 계획이다.

라벨 등 다른 부자재도 국산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30㎖ 기준 일본산 용기 원가는 1천100원, 국산은 500원 수준으로 차이가 있으나 회사는 밀폐 등 기능적 측면을 고려해 일본산 특허제품을 사용해왔다.

위광호 신안 새우젓 주식회사 영업본부장은 “일본의 견강부회에 작게나마 경종을 울리고 어민, 업계의 관심도 환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일본 제품 판매거부에 들어갔다.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 주류코너에는 진열대를 채우던 일본산 술들이 모두 반품됐다. 동광양농협은 지난 4일부터 불매 운동에 들어갔다.

이런 움직임은 소상공인들에게도 퍼지고 있다. 목포와 순천과 여수의 일부 맥주집에는 일본 주류판매의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여수시 소라면 한 주유소에도 ‘일본제품 NO, 일본차 주유 NO’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일본차 주유 거부에 나섰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 여론이 확산하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급감하는 등 불매 운동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LF스퀘어 광양점은 불매 운동 여론으로 유니클로, 미즈노, 데상트 등의 일본제품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전남지역 곳곳에서도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무안공항은 이번 사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무안국제공항을 제2의 모항으로 삼은 지 1년 만에 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신규 취항해 총 10개 노선을 운항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일본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안공항은 6월 말 현재 이용객이 47만2천500명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하는 등 모처럼 호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반일 감정과는 상관없이 앞으로도 다양한 국제노선 개발 등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해나갈 방침”이라며 “여름휴가는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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