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인성교육에 무너져 버린 ‘실력광주’

명문대 진학을 위해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광주지역 중학교 졸업생의 수가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500~700명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52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로 서울 대원외고를 비롯 인천국제고, 대전외고, 강원민족사관고, 전북상산고, 전남외고 등 외고와 기숙형 자율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자녀를 유명대학에 진학시키고자 하는 부모들의 열망 때문이다. 광주에는 다른 지역에 있는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비슷한 유형의 학교가 있어도 객관적인 평가에서 많이 뒤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성적이 좋은 중3 학생들의 ‘광주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최근 들어 광주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적이 하향곡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학생인권과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성적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적우수 학생들이 광주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할 경우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광주는 중·고등학생들의 평균 학업성적이 전국 최상위를 달렸다. 그러나 진보교육감 체제 이후 ‘실력광주’의 위상이 무너지고 말았다. 전인적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올바른 성품의 인격체로 키워내겠다는 장휘국 교육감의 교육철학은 매우 타당하다. 경쟁위주 교육체계를 바꾸겠다는 ‘우직한 소신’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학생의 성품과 인격은 가정과 학교, 사회구성원 전체의 노력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중·고교 6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중심적으로 커온 학생들을 형식적이고 일률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전인적 인격체로 바꿔보겠다는 것은 허망한 신념이다. 소신을 위해 광주교육과 학생들을 일부 희생시킨 측면이 있다.

학생들의 성품계발은 가정교육과 공교육의 회복에서 가능하다. 공교육에서도 꾸지람과 교육적 차원의 체벌이 없어져 효과적인 양육이 불가능해진 것이 현실이다. 성품형성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지, 공장에서 제품 생산하듯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지람하지 않고 공부 덜 시키는 것이, 학생들을 진정 위하는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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