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자
김나윤(광주광역시의원·변호사)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축구 좀 아는 사람이라면 TV 앞에서 새벽을 불사르며 응원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TV 앞에서 가장 한국인을 열광하게 하는 경기는 한·일 축구전이다. 무엇을 하든 우리는 일본을 이기고 싶어 한다. 이러한 경쟁 심리는 과거 무수히 치러진 전쟁보다도 가장 뼈아팠던 일제 식민지배라는 근대사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DNA에 각인된 듯하다.
그래서 가깝고도 불편한 나라 일본! 그 일본이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2019년 7월 1일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는 본격적인 한국 경제제재에 돌입하였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보복이 아닌, 기존의 수출 구조 재정비에 따른 조정일 뿐’이며,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서’라고 외견상 밝히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일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2019년 대한민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 및 해당기업의 자산 압류 및 매각 명령에 대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일본의 조치에 대하여 국민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NO 아베, NO 재팬’의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지난 74주년 8.15 광복절에는 10민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집결하는 등 2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은 나라의 운명이 벼랑 끝에 선 듯 들불처럼 일어나 쉬이 꺼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지구촌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산업사회, 우리의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에게 일정부분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우리 또한 그에 못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현재 한일 무역사태를 보면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인 안영이 했다는 임갈굴정(목이 말라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만 우물을 파는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현실이 그러하다고 맥없이 일본의 이번 경제보복조치를 묵인할 수는 더욱 더 없다. 지금의 사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면 차후에라도 일본이 경제를 무기로 우리나라의 근간을 흔들려는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맥락 없는 경제보복과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어이없는 행보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 우리의 국민과 우리나라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맥없이 우리나라의 경제가 휘둘리지 않도록 소재 부분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5년간 소재와 부품분야에서 90조원에 이르는 대일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부분과 디스플레이부분에서 수출규제를 통해 어려움을 겪은 바 깨달아야할 문제인 것이다. 소재 부품공급의 다각화와 국산화만이 결국 이런 대일 경제보복에 다시는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반도체처럼 우리가 잘 하는 것을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의식이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은 과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프랑스가 외세의 지배를 다시 받을 지라도 다시는 민족반역자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고 했다. 이것은 나치에 부역했던 반역자들을 철저히 숙청하고 청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일제강점기가 끝난 이후 이러한 일을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부역자들의 자손이 이 땅에서 활개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불매운동은 전과는 다른 결을 가지는 것 같다. 자발적으로 시작한 불매운동에 시민들이 점점 더 동참을 하고, 지자체 및 의회들도 그 걸음을 같이 하는 양상이다. 더구나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전개되거나 강제적인 뉘앙스가 생기지 않도록 국민 스스로 자정하며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는 국민의식이 한 단계 더 성숙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성숙된 국민의식에 자주적 주체의식을 함양하여 앞으로도 일본의 작태를 잊지 않고 생활을 하는 것이다.
광복절 경축사로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해지기 위해선 언제나 고통이 함께한다. 이번 일본 경제보복을 계기로 고통을 다함께 감내하며 진정한 경제 산업독립을 이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경제’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