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물들어 가는 계절
조용익(전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예향(藝鄕) 목포라는 명칭에 걸맞게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로 올 가을 유달산의 하늘과 선창을 물들인다.

8월30일 세계마당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문화재 야행과 10월 6일까지 목포항구축제와 2019대한민국 창극제로 절정을 이룬다. 목포는 공연과 축제를 하나의 문화브랜드로 개발하고자 지난 6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민참여 투표를 거쳐 ‘목포(愛)가을(藝)페스티벌(樂)’통합명칭을 선정했다.

‘가을에는(愛) 낭만항구 목포에서 문화예술(藝) 축제(Festival)를 즐기자(樂)’는 의미로, 한?중?미 3개 국어 사용으로 국제적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포부를 내포하고 있다.

1897년 10월 1일 고종황제의 칙령반포에 의해 개항되어 외국인의 거주와 무역이 시작되었고 통상업무를 관장하던 목포감리소가 설치되었다. 목포는 영산강줄기를 따라 나주, 광주까지도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역할을 하였다.

세계적인 물의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도 아드리아해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일정한 방향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바람이 아닌 자주 변화하는 바람인 무역풍을 피하고 순풍을 기다리는 항구이다.

목포와 베네치아를 떠올리며 예향과 르네상스라는 문화예술적 부흥을 선도한 도시이미지가 연상된다.

해상무역과 상공업의 발달을 기반으로 피렌체의 메디치가문은 학문과 예술을 장려하고 후원하며 유럽전역에 문화의 꽃을 피웠다.

118개의 섬을 연결한 베네치아도 15세기~17세기의 걸쳐 마르코폴로와 같은 거상들의 해상무역으로 쌓은 자본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룬 찬란한 문화 예술의 흔적은 도시의 구석 구석에 남아서 수많은 관광자원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8년 8월 군산내항 역사문화공간과 영주근대문화역사거리와 함께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을 등록문화재 제718~720호로 고시하였다.

근대문화유산 건축물로 군산 5건, 영주6건과 더불어 목포는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만호동과 유달동 일원 11만4천38㎡에 분포되어 있다. 1897년 개항 이후 격자형 도로망을 따라 목포가 근대도시로 발전한 양상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호남인의 애환이 서려있는 장소이다.

이 거리에는 1900년 건립된 대표적인 일본식 건축물 일본영사관과 1920년대에 지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그리고 목포공립심상소학교를 비롯해 목포화신연쇄점과 동아부인상회 목포지점, 목포부립병원 관사가 남아 있다.

일본인 거류지와 달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비탈진 유달산에 기대어 사는 조선인 거류지에는 물을 길러다 주어 생계를 유지했던 실존 인물 옥단이도 있다.

사팔뜨기에 말도 어눌하지만 힘이 장사였던 옥단이는 동네 잔치집에 허드렛일을 도우며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였고 옥단이의 발자취가 골목골목에 전해져 온다. 이것이 바로 골목스토리 문화관광산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다.

어떤 이에게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떤 이들은 정치사회적인 뉴스의 장소로 찾아올 수 있으나 남루하고 빛바랜 거리에서 다시는 돌이키지 말아야 할 국권수호와 자주독립에 대한 생각과 실천에 대해 되새겨야 한다.

온 국민이 애창하는 목포는 항구다 그리고 목포의 눈물에도 영산강과 삼학도 그리고 유달산이 굽어 흐르고 있다.

오는 9월 6일 유서 깊은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가 개통된다.

서남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찾는 전남을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명소가 되길 바라며 단순히 육지와 섬을 잇는 케이블카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끈끈한 인정의 케이블카로 기억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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