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통합의 길, 독일 교육에서 찾다
<8>지역사회가 발벗고 나선 독일의 사회통합
독일 이주청소년지원센터 ‘취업·직업교육’까지 지원
학교와 연계해 독일 정착 어려움 느끼는 학생 집중 관리
연방정부 지원받아 청소년 언어·학부모 상담 등 도움
 

독일의 사회통합은 연방정부 등 정부의 정책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독일의 3대 복지재단으로 불리는 노동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독일 하겐시 이주청소년지원센터(JMD) 직원 오스텔만씨가 진로상담을 하는 모습.

독일의 사회통합은 연방정부나 지방정부의 노력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중에서도 독일의 3대 복지재단으로 불리는 노동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관(官)’에서 돌보기 어려운 이주 청소년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을 돕고 있다.

독일 전역엔 AWO(노동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JMD(이하 이주청소년지원센터)’가 450여곳에 달한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언어교육부터 진로상담, 학부모 상담까지 이주청소년들이 독일 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12~27세를 청소년으로 보는데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이 연령대의 학생들이 학업과 직업교육을 제 때, 또는 개개인의 적성에 맞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언어교육과, AWO 사회통합코스, 여러 사회통합 주체와의 네트워크 형성, 학교·지역통합센터와 연계한 각종 교육 등을 병행한다.

특히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비자에 관계 없이 모든 이주 청소년들을 지원하는데, 그중에서도 학교와 연계한 언어교육과 사례관리는 센터의 주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내 상담사가 독일 정착에 문제가 있는 학생을 발견하면,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을 이주청소년지원센터에 연계한다. 이 경우 센터는 해당 학생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해 직접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엔 이 학생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다시 관련기관에 연계해 준다.
 

독일 하겐시 이주청소년지원센터 직원들이 센터의 역할과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하겐시 이주청소년지원센터 직원 오스텔만씨는 “만약 시리아에서 독일에 온 친구가 있는데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분명 그 친구 개인의 문제가 아닌 문제를 유발시킨 원인이 있다”며 “우리는 이 친구가 독일에서 생활하는데 부모에게 문제가 있어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부모와의 상담, 또는 해당 부모를 관련 기관과 연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취업과 직업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취업 상담과 직업 교육은 이주청소년지원센터의 업무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센터는 이주민 가족들의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먼저 잡 센터에서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독일 잡센터엔 파산상담사가 있는데 이들이 기초생활급여 등을 신청하는 방법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만약 잡센터에서도 문제 해결 방안을 못 찾으면 센터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련 기관을 수소문해주기도 한다.

하겐시 이주청소년지원센터 행정직원 마이아크씨는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이 어떤 곳에 가서 나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어디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지를 알려준다”고 센터의 역할을 설명했다.
 

필자(사진 오른쪽)가 방문한 하겐시 이주청소년지원센터 직원들과 기념 촬영.

이주청소년들을 전방위로 돕는 센터에도 어려움이 없는건 아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인데, 독일에 이주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센터의 재정상황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오스텔만씨는 “연방정부에서 전국 이주청소년지원센터에 지역별 이주민 비율에 따라 5천만 유로의 예산을 차등 분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독일에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 예산을 계속 쪼개서 사용해야 하는 등 센터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주청소년지원센터는 청소년 시기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센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마이아크씨는 “재정 상황은 둘째 치고 이주청소년들이 하겐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언어교육과 사례관리 등 센터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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