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블랙홀’을 해소하는 우국(憂國)의 지혜

국내외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조국 블랙홀’이 거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범여권파는 ‘조국 수호’기치를 내걸고 조국법무부장관 가족들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적폐 및 개혁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야당과 반문(反文)세력은 ‘조국 일가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정당한데도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사법부 압살을 하고 있다’며 ‘조국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범여권 진영과 야당·반문세력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세과시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함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 상당수는 이 두진영의 대결을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당수 국민은 서초동집회에서 ‘조국 일가의 반칙’이 ‘하찮게 여겨지고’ 있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왜 조국장관만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냐’라는 시각도 있다.

중도층 국민들은 광화문집회에 대해 ‘과거 적폐세력이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왜곡과 과장으로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여기고 있다. 야당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 중 일부에 대해서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수긍하면서도 지나친 왜곡과 선동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광주’를 부정할 정도로 편향된 세력이 벌이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 간주하고 있다.

문제는 양 진영 모두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전인수 격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국 블랙홀’을 해소할 수 있는 문재인대통령이 양진영의 대규모집회에 대해 국민감정과 거리가 먼 견해를 내놓아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문대통령은 대규모집회를 “국론 분열이라 생각하지 않고 국민의 뜻이 검찰개혁 하나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조국사퇴를 주장하는 상당수 국민들’까지도 ‘검찰개혁 동조자’로 여기는 일방통행 식 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쪽 참가자 의사를 모두 존중한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에 수긍하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분쟁 당사자와 중재자 모두가 문제의 본질을 ‘자기 식’으로만 보고 있으니 대결정국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답답한 일이다.

일본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장점을 취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도 극일(克日)의 방안이다. 일본은 근대화과정에서 정치적 앙숙이었던 사쓰마 번과 조슈번이 삿쵸동맹을 맺고 막부에 대항했다. 더 극적인 것은 동맹세력과 막부가 내전을 벌이면 일본의 힘이 약화된다며 극적타협(大政奉還)해 메이지유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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