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정신을 배우는 어등산과 중외공원

지난 25일 광주에서 두 개의 매우 의미 깊은 행사가 열렸다. 하나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호남 의병 추모제 및 어등산 의병의 날 기념식’이다. 다른 하나는 북구 중외공원 내 안중근 동상 앞에서 거행된 ‘안중근 의사 숭모비 제막식’이다. 두 행사 모두 일제의 조선침략에 맞서 목숨을 걸고 의로운 일을 행한 영웅들을 기리는 행사였다.

호남의병추모제는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구한말인 1895년 일제가 명성왕후를 시해하고 국권을 침탈하기 시작하자 전국에서 3만 8천여 명이 의병이 돼(1909년 기준) 일제와 싸웠다. 이중 호남의병은 1만7천여 명이었다. 구한말 군인과 유생, 농민들이 의로운 분노를 품고 의병부대에 합류했다. 전남에서 547회(전체교전횟수의 31.5%)의 전투가 벌어졌다.

어등산에서는 김태원·김율·조경환·김원범·오상열 등의 의병장과 100여 명 의병이 일제와 싸우다 전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등산 일대에서 활약했던 의병들의 활동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광산구가 지난 2009년 조례제정을 통해 10월 25일을 ‘어등산 의병의 날’로 정하고 추모제를 거행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다.

북구 중외공원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숭모비 제막식’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하얼빈 의거 11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잃어버렸던 안중근 숭모비를 찾아 재 건립하는 행사였다. 이 숭모비는 1961년 12월 4일 광주공원 중앙광장에 전국 최초로 세워졌으나 1995년 관리소홀로 분실됐었다.

중앙광장에 세워진 안중근 숭모비는 광주공원 성거사지 5층 석탑부근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1987년 중외공원에 세워졌다. 그런데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숭모비 자리에 안중근 동상을 세우면서 분실됐다. 자취가 없어진 이 숭모비는 다행스럽게도 지난 3월 나주의 한 석재상에서 발견됐고 광주시가 이번에 중외공원 안중근 동상 옆에 재건립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애국·독립지사들에 대한 추모·기념행사가 많았다. 추모열기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호남의병에 대한 추모는 어등산 호남의병기념관이 건립되면 활성화될 것이라 여겨진다. 전남 장흥에는 안중근의사를 기리고 있는 장흥 해동사(海東祠)가 있다. 중외공원과 해동사를 찾는 발길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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