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2019년 한반도 영향태풍 7개

범은희(광주지방기상청 기획운영과장)
 

올 여름은 작년과 같은 폭염은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태풍이 자주 북상하면서 태풍에 대한 관심만큼은 2018년의 폭염보다 더 뜨거웠을 것 같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7개로 1959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9월에 서해상으로 북상한 링링과 전남 해안으로 상륙한 미탁으로 인해 우리 지역의 태풍피해가 더 컸다.

올해 9월에는 이례적으로 3개의 태풍이 올라오면서 벼농사, 밭농사에 타격을 받은 농가들이 많았다. 잇단 태풍의 영향으로 배춧값이 폭등하니 벌써부터 김장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간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3.1개의 태풍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올해는 왜 7개의 영향태풍이 발생했을까? 이는 해수면 온도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과 관련이 많다. 태풍의 주 에너지원은 해수 온도인데,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태풍이 보다 쉽게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북서쪽으로 확장한 것이 또 다른 이유이다. 보통 9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남쪽해상까지 수축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필리핀 동쪽 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평년에 비해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특히 9월은 1년 중 해수면의 온도가 가장 높아 태풍의 강도가 더욱 커지는 때이므로 피해 역시 컸다. 이는 역대 태풍 피해 순위를 보아도 알 수 있다. 1904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태풍 통계를 보면 인명피해 10위권 중 9월에 발생한 태풍은 2개가 해당되며, 재산피해는 10위권 내에 5개가 포함되었다.

태풍을 떠올리면 강력한 위력과 피해를 떠올리기 쉽지만, 태풍이 가져다주는 순기능도 있다. 더운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고 가뭄을 해소하기도 한다. 바다에서는 적조 현상을 막고, 깊은 바닷물 속을 뒤섞어 주어 풍부한 어장을 형성시켜 주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상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겠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보다 많은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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