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을 망각한 장휘국교육감의 경솔발언

장휘국광주시교육감의 ‘탕탕절’ 발언은 시교육청의 학생역사교육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역사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도적 평가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시대상황이 요구하는 가치의 우선순위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상반된 평가에 대한 종합적 인식과, 토론을 통한 수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 장교육감은 일부 좌파인사들이 주장하는 ‘박정희=군사독재정권 책임자=처단당해도 마땅한 인물’이라는 등식선상에서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격살과 함께 김재규가 박정희 前 대통령을 저격한 사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이는 단순하게 보면 조선침략을 주도한 이토와 박 전 대통령을 ‘원흉’의 동일선상에 놓고 ‘저격’을 정당화, 영웅시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진영과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르다. 또 민주와 경제라는 범주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볼 경우에는 그 평가가 극과 극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유신독재정치를 실시했으며 또한 정권유지를 위해 많은 민주인사들을 탄압한 인물이다. 추종자들은 고문과 폭압으로 민주인사들을 괴롭혔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은 가난하던 한국을 잘사는 나라로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새마을운동으로 국민의식을 개선하고 강력한 경제발전정책으로 선진국 진입의 기틀을 마련했다. 청년시절에는 일제가 설립한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독립군 토벌에 나섰지만, ‘대통령 박정희’는 잘사는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노력했다. 치부를 위해 권력형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

한국 근현대사는 일제에 적극 협력한 반민족행위자들의 정치·경제·학문·문화계 장악과 영향력 발휘로 심하게 왜곡돼 있는 상태다. 또 광복 후 6·25전쟁과 계속된 군사적 대립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통일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최근 조국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보수·진영의 갈등은 우리사회 최대 과제가 상대방 용인과 진영 간 화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장교육감이 ‘10·26’를 희화화하고 박 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은 국민갈등을 깊게 했다. 그는 3선교육감으로서 많은 공을 세웠다. 하지만 과(過)도 있다. 만약 사람들이 일부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장교육감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몹시 서운할 것이다. 그는 교육자로서 피해야할 일, 특히 교육감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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