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동물국회’와 부끄러운 광주서구의회

광주광역시 서구의회가 의원들 간의 갈등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싸움장이 되고 있다. 당 소속이 다른 의원들이 두 패로 나눠 사사건건 대립을 일삼으며 심지어는 상대를 향한 욕설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대다수 서구의회 의원들은 예산편성과 해외연수 등에 있어서 합리적 모습을 상실한 상태다.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몰돼 있다.

의원들은 주민을 대표하기에 서구의회의 꼴불견은 광주서구 주민들을 꼴사납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 수준 이하의 일부 서구의회 의원들이 주민대표자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그렇지만 사실 현재와 같은 정치수준은 후진적이고 비이성적인 중앙정치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다. 윗물(국회)이 탁하니 아랫물(지방의회)도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의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싸움만 하면서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기 일쑤인 국회에 대해 ‘식물국회’나 ‘맹탕국회’라 비난했다. 이번 국회는 그런 말을 듣는 것도 과분할 정도다. ‘빠루’와 ‘쇠망치’가 등장하고 의원과 보좌관들이 뒤섞여 육탄전까지 벌였다. 국내외 상황은 엄중한데 여야는 싸움만 벌이고 있었다.

우리 정치에 품격이 없어져 버렸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조정은 없어지고 오로지 수적우위를 앞세운 물리력만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시장 통에서나 통할 ‘목소리 큰 사람의 우격다짐’이나 ‘법보다 가까운 주먹질’의 행태가 국회에서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유를 잃었고 자유한국당은 조잡해졌다. 서로를 겁박만 하고 있다.

지난 22일 내년도 정부예산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했을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보인 모습은 ‘우리정치의 막장’을 보여준 경우다. 정치사안에 대한 의견차가 크더라도 대통령에 대해 인격모욕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은 금기(禁忌)다. 다가서는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나가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은 치졸했다.

괜찮은 사람들이 뱃지를 달면 망가지고 마는 것은 의원들을 거수기정도로만 여기는 ‘권위주의 정치’에 원인이 있다. 그래서 공천권을 쥔 사람들의 뜻에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패거리’가 되고만 것이다. 서구의회의 못난 모습은 그런 후진적이고 폐쇄적인 중앙정치의 부산물이다. 사람을 보지 않고 당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이다.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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