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의미 있는 광주지역 여성독립운동가 발굴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을 맞아 광주지역 ‘여성 독립운동가’ 6명이 새로 발굴됐다. 그동안 호남지역 여성 독립운동가에 관심을 갖고 발굴에 나선 손예빈 작가가 남도일보 보도를 통해 성과물을 공개한 것이다. 손예빈 작가는 김홍은·최순덕·정봉은·장매성·김두채·신경애 선생 등 6명의 광주지역 여성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다니며 증언을 듣고 일제강점기 신문 기사 등을 통해 그들의 활약상을 밝혀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 발굴이라는 명분과 함께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에 관심을 보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독립운동은 남·여 구분 없이 온 국민이 단결했던 민족운동이었다. 그런데도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조사·연구·기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회에 따르면 전체 독립유공자 1만5천180명 중 여성은 357명으로 2.4%이며, 광주·전남 출신은 1천107명 중 41명으로 3.7%에 불과하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1990년대 들어서야 서훈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성 위주의 보훈정책과 여성 항일투쟁사에 대한 낮은 관심이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당수 여성이 가족을 돌보며 ‘항일투쟁 내조’를 해왔다. 대부분 역사 속에 묻혀 잠들어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기록해 후세에 전하는 일이 시급한 까닭이다.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를 마지막 한 분까지 최선을 다해서 찾아내고, 그 공적을 기리는 일은 후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여성 독립운동은 잊혀진 역사다. 나라 잃은 설움에 가부장제 속박까지 여성의 삶은 이중 삼중으로 가혹했을 터다. 나라는 되찾았지만 이름은 찾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가 많다. 차별을 딛고 독립운동에 나섰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항일 역사가 온전히 복원될 때 광복의 의미가 더욱 빛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에 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꼼꼼히 찾아봐 치열했지만 가려진 삶이 온전히 빛을 보기를 바란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