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39년간 감춰졌던 80년 5월 진실 밝혀져야

정희윤 사회부 기자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던 5·18민주화운동이 어느덧 불혹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일까? 그동안 왜곡·은폐 등으로 가려져 있던 진실이 39년이라는 베일을 벗기 위한 태동이 활발하다.

최근 39년만에 공개된 국군보안사령부 사진첩에선 존재 여부에 대해 수 많은 의혹이 제기됐던 편의대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흔적이 드러났다. 그동안 출처가 불분명해 개인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됐던 자료들에 대한 신빙성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은 지난 2017년 국방부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 의혹조사 위원회의 기무사 방문시 알려진 것으로 당시 사진첩 13권은 추가 공개된 기무사 소장자료 26권과 함께 국방부위원회에 제출됐다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것이다.

이 사진첩에는 1980년 5월 당시 보안사 요원(편의대)이 수집한 사진들이 정리돼 있는데 80년 5월 당시 시위대를 근거리에서 촬영한 모습과 옛 전남도청에 무기가 쌓여 있는 모습 등 국내외 기자들 조차 접근 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개된 1천769장의 5·18 관련 사진에 대해 계엄군이 직접 채증한 자료와 자진 제출·수거한 언론사 촬영 사진 등을 모아놓은 것으로, 군 작전보고서 작성과 우호 여론 조성용, 5·18 관련 재판에 제출할 증거자료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즉, 80년 5월 당시 진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기 위해 계엄군 일부가 시위대로 위장해 이 같은 자료를 채증하는 편의대가 존재했다는 증빙자료인 것이다. 또한 공개된 사진에는 시민저항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폭도’, ‘극렬분자’, ‘사회혼란 조성자’ 등의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신군부 측에 불리한 자료는 왜곡·은폐하려 한 정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희생된 오월영령을 기리고,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광주시민들을 위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왜곡·은폐됐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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