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그 사회를 연구하기 위한 큰 단서”

일본 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 부엌의 변화 특강

지난 6일 ACC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아사쿠라 도시오 교수가 ‘일본의 문화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 부엌의 변화’의 주제로 강연 중이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일본 문화인류학계의 석학인 아사쿠라 도시오 교수가 ‘일본의 문화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 부엌의 변화’의 주제로 지난 6일 acc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은 아시아문화원과 광주대학교가 컨소시엄으로 추진하는 콘텐츠원캠퍼스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도시오 교수는 자신을 포함해 일본인 연구자들이 분석한 한국의 부엌에 대해 강의했다. 특히 이번 강의에서 부엌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신안 도초도에 상주하며 보고 기록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도시오 교수는 “일상에서 쓰인 생활재가 시간이 지나면 문화재로 변하는게 일반적인데, 부엌은 특히 그 속도가 빠르다”며 “1984년의 한국에 냉장고가 들어왔지만 들어가는 것이 김치, 계란 정도였다. 한국의 식생활에서는 보존식품이 발달해 냉장고는 별로 쓸모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86년부터 가스레인지가 들어와 양파와 계란을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이 나오는 등 식사의 내용은 조금 바뀌었다”며 “92년부터 장작으로 방을 덥히던 온돌이 기름보일러 방식으로 바뀌고, 95년은 토방이었던 부엌에 바닥을 깔고, 시스템 주방으로 만들거나 목욕시설을 하는 등 도시주택과 비교해도 손색없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도시오 교수는 “부엌을 연구하는 것은 그 사회를 연구하기 위한 큰 단서가 된다. 부엌은 하나의 시스템이다. 여러 요소의 조합, 즉 시스템으로 가정의 부엌이 존재하는 것이다”며 “부엌 차원을 넘어 가정 자체가 그 안에 인간을 포함한 작은 문명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변하면 가정의 시스템도 변할것이며, 나아가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의 변화를 계속 지켜본 도시오 교수는 “부엌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 그것을 보는 것이 가정의 변화, 그리고 한국사회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었다”고 역설했다.

한편 아시아문화원과 광주대학교는 오픈특강을 계기로 ‘VR 실감미디어 아시아 음식문화 기록 콘텐츠’를 개발해 2020년 2월 ACC에서 쇼케이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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