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전남대 교수의 남도일보 특별기고

‘OSMU 시대’농업 종합박람회의 필요성을 논하며
김영철(전남대 응용생물학과 교수)

지난 8월, 농업관련 행사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가 49만 명을 넘었는데 그 절반이 20, 30대 청년들이었다”며 “이제는 청년들이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농촌을 찾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청년들의 관심 속에서 농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1차 산업, 노동력 기반 산업으로 대표되던 농업은 과거의 넝마를 벗고 미래 산업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농업을 주제로 수많은 박람회들이 개최돼 농업에 대해 알고자 하는 대중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대표적인 농업 박람회들을 살펴보면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천안국제농기자재박람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그리고 전남도 국제농업박람회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농업 박람회들의 도드라진 특징은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시장의 농업을 다룬다는 점과 식품, 기술, 기계, 친환경유기농 등 농업의 다각화된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농업의 분야별 특색을 다루는 것은 물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 과도기를 넘어 쇠퇴기로 접어들었다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농업은 그 동안 만들어진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바꾸고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 줄 소통의 창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선택과 집중’은 도리어 대중들과 거리감을 만드는 장애 요소가 되지 않을까. 농업은 여러 가지 기술과 요소들이 더해져야 하는 종합적인 산업이기에 하나를 집중하기 보다는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은 최근 문화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야기하며 각광받고 있는 ‘OSMU(One-Source Multi-Use)’ 전략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하여 파급 효과를 노리는 OSMU 전략이 지금의 농업을 펼쳐내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 아닐까. 생명산업 농업이라는 소스가 기술을 만나고, 아트와 체험을 만나 어떻게 확장돼 가는지 농산업 전반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농업 종합 박람회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하면 2002년 대한민국농업박람회를 시작으로 2012년 국제행사로 승격돼 올해 10월까지 총 4회째‘국제 농업종합 박람회’를 개최한 전남도의 안목이 빛을 발한다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 대표농도 전남에서 세계인이 함께하는 국제농업박람회를 진행하면서 53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 방문을 유치했다는 것은 우리 농산업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창구로써 큰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더불어 전남도국제농업박람회는 소통의 창을 넘어 11일의 기간 중 총 2천366억 원의 구매약정 및 현장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하니 농업인의 판로를 개척하고 농산업의 가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실제로 2019년 국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필자의 미국인 지인들은 박람회를 통해 한국 농산업 발전을 확인하고, 관심과 교류를 희망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줘 K-POP과 같이 K-AGR 즉, 농업 한류의 미래가 밝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업의 발전도 사회적 이슈도 다 사람 사는 이치와 같다. 우선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식했을 때 깊이 있는 이야기가 가능하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업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농업이 곁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려야 한다. 그렇게 관계가 형성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농업의 깊이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남도 국제농업박람회를 통해 세계인과 소통하고 있다. 오랜 시간 노력한 전남도에 정부차원의 지원과 관심으로 힘을 더한다면 농업의 격변기, 그 변화를 알리는 소통의 창구가 세계인을 향해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 또한 생명산업 농업이 우리 곁에서 꾸준히 빛날 수 있도록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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