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묘 봉분에 어지럽게 뒤엉킨 채 ‘발견’

옛 광주교도소 발견 유골 5·18 행불자?
합장묘 봉분에 어지럽게 뒤엉킨 채 ‘발견’
구멍뚫린 두개골 ·어린 아이 추정 유골도
5월 단체 ‘5·18 당시 희생자 가능성’ 주장
 

시신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부지
지난 20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시신 수십구가 나와 관계자들이 출입 통제선을 치고 있다. 이들 시신 중에는 무연고 사망자나 사형수 표식 없는 유골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5·18 행방불명자 관련성이 주목된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고자 합장묘 개장작업을 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미 관리대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5·18 행방불명자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골들 중 2구의 두개골에서 구멍이 뚫린 흔적이 발견되는가 하면, 어린아이로 추정되는 유골까지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러한 추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22일 합동감식반과 5·18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40여구의 유골은 발견 당시(20일) 육안 감식을 진행한 뒤 전남 장성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졌다. 육안감식 과정에서 2구의 두개골에서 구멍이 나 있는 것이 확인됐다. 또 어린이로 추정되는 소형 두개골도 1구가 나왔다.

이날 현장에서 육안감식에 참여한 5·18 단체 관계자들은 발견된 유골들이 5·18 당시 행방불명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유골들이 발견된 위치와 매장 형태가 어딘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구멍난 두개골은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생긴 흔적일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재 유골이 발견된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는 개인 묘 50기·합장묘 2기가 조성돼 있는데 신원미상 유골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곳은 이 합장묘들 중 1기다. 이곳은 1971년 4월 21일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에 있던 옛 광주교도소가 같은 해 7월 이곳으로 이전한 것을 고려하면 이 합장묘 역시 이때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기록을 보면 이 합장묘에는 총 41구의 유골이 안치됐다. 이 유골들은 교도소를 옮겨 올 때 그곳에 있던 무연고자들의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이 기록과 달리 해당 합장묘에서는 유골 80여구가 쏟아져 나왔다.

특이한 것은 40여구(무연고자 추정)는 땅속에 만들어진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발견됐지만, 나머지 40여구는 합장묘 봉분 흙더미에 얇게 덮혀있는 형태로 어지럽게 섞인채 발견됐다는 점. 이를 고려하면 5·18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5월 단체 측 분석이다.

실제 옛 광주교도소는 군 기록과 관련 증언 등으로 그동안 계엄군이 희생자 암매장한 곳으로 꼽혀왔다. 이러한 추정을 바탕으로 지난 2017년에도 옛 광주교도소를 중심으로 대규모 발굴 작업도 진행됐었다. 1980년 이후 5·18행불자로 정식 인정된 이는 총 84명이다. 이 중 신원이 밝혀진 희생자는 6명이며 나머지 78명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과수는 발견된 유골들에 대해 정밀감식을 진행, 5·18민주화운동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결과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5·18기념재단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속단하긴 이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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