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추돌사고 재발방지 대책 시급

합천 국도 ‘블랙 아이스’추돌사고
연쇄 추돌사고 재발방지 대책 시급
대처 매뉴얼 있어도 무용지물
결빙 구간 염수방사 사전예방 분주
 

합천 국도 블랙 아이스 추돌 사고/연합뉴스

6일 경남 합천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살얼음)’ 현상으로 도로를 달리던 차량 40십 여대가 연쇄추돌했다.

‘블랙아이스’ 연쇄 추돌 사고가 지난 달 14일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지 20여일 만에 재발한 것이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6일 오전 6시 46분께 경남 합천군 대양면 33번 국도 편도 2차로 내리막길에서 승용차, 트럭 등 40여대가 추돌했다.

경찰과 소방서는 승용차 등 32대가 연쇄 추돌 후 20여m 떨어진 곳에서 승용차 7대가 잇따라 추돌했고 이어 뒤따라오던 승용차 2대도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37·남) 등 10명이 허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지점 200여m 앞에 무인 과속카메라가 설치된 탓인지 당시 과속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오전에 내린 비가 얼어붙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합천에는 이날 오전 6시 25분부터 사고 시간까지 1.5㎜의 비가 내렸고 바람이 불어 노면에 살얼음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 아이스 추돌사고/연합뉴스

길 위에 얇은 빙판을 이루는 블랙아이스(black ice)는 측정되지 않는 정도의 아주 적은 강수에도 발생하는 만큼 제설과 관련한 보다 명확한 매뉴얼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체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상주영천고속도로의 경우 눈·비 예보가 있는 상태에서 노면 온도가 3도 이하일 때 제설제를 예비 살포도록 되어 있다.

아주 적은 양의 비에도 블랙아이스가 형성되는 현실을 볼 때 지금 매뉴얼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상주영천 추돌사고에서 전날 강수 예보가 없는 상태에서 사고 당일 새벽 순찰 도중 비를 관찰해 예비 살포 조치를 했지만 사고를 막기에는 한발 늦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 설명대로라면 매뉴얼을 넘어 선제대응을 했는데도 블랙아이스에 대처하지 못한 결과가 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한 전문가는 “비 예보가 있어 미리 서너시간 전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적은 비에라도 결빙으로 이어지지 않을 텐데, 얼고 난 뒤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길이 더 미끄러진다”며 “얼음 위에 소금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고지점인 상주-영천고속도로 달산1교(26.1㎞ 지점) 일대 도로의 구조적인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었다.

현장을 다녀온 전문가들은 사고 지점 지표가 높고 내리막 급커브인 데다, 응달 지역이어서 결빙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그에 대한 사전 안전조치는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블랙 아이스 사고를 예방하려는 자치단체의 안전대책도 다양하다.

대전시의 경우 24시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한파 대책과 아울러 ‘블랙 아이스’(Black Ice)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고 잦은 곳 7곳에 자동 염수 분사장치를 추가 설치하여 총37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시설공단은 도심 자동차전용도로 ‘블랙 아이스’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여 야간 순찰반 4개조를 편성해 결빙 우려 구간 염화칼슘 사전 살포 등을 추진한다.

대구 상습 결빙구간은 28곳으로 운전자 경각심 고취를 위해 자동차전용도로 14개 구간에 발광다이오드(LED) 표지판을 설치했다.

공단은 겨울철 도로면 온도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해 자동으로 눈을 녹이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남도도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응달지역 등 결빙사고 요주의 현장을 점검하는 등 제설제빙 대책마련에 나섰다.

제설대책을 담당하는 전남도 관계자는 “선제적 대처로 블랙 아이스를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운전자들도 결빙예상지역을 지날때는 각별한 주의로 방어하는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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