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잘 살피고 잘 뽑자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4월 15일은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일이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21대 총선의 선거 연령은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졌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생일을 맞은 만 18세에 속하는 현 고3 학생 일부도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이 예전 선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다. 또 하나의 변화라면 선거법 개정으로 현 국회의원 의석 300석 가운데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의 구조로 되어있는 국회 의석 수 배분을 30석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도입하여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지지율 등에 따라 배분되며, 나머지 17석은 기존 방식대로 정당 득표율에 의해 배분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군소정당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34개, 창당을 공식 준비하는 예비정당도 16개에 달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당별 의석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복잡한 선거방식임에 틀림없다.

선거일 120일 전인 지난해 말 12월 17일부터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었다. 사용하고 있는 SNS의 비밀번호나 아이디를 수없이 바꾸고 변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개인정보는 많은 곳에 누출되어 벌써부터 핸드폰에 하루에도 몇 건씩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정보가 날아들고 있다. 이처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증되지도 못한 체,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이 생산되어질까 걱정되는 마음에서 나 자신부터 잘 살피고 잘 뽑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을까? 첫째, 정치꾼이 아닌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 꾼이란 어떠한 일이나 행위를 전문적 혹은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치꾼과 일꾼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정치꾼은 이번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어느 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이 당선에 유리할 것인가 살펴서 지역을 선정하여 출마한 사람이다. 별 연고가 없으면서 그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에 잔머리를 굴려 출마한 것이리라.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정치판에 끼어들어 이름을 알리는 이들도 정치꾼이다. 이들은 당선이 되어도 그 지역 발전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정치적 출세를 위해 그 지역을 이용하는 경우일 것이다. 반면 지역 일꾼은 어떤 사람일까? 그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지역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다. 여기에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여, 습득한 지식을 해당 지역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람일 것이다. 이러한 전문 분야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 교육, 문화, 예술, 산업 등 다양한 계층의 전문 분야의 생업에 종사하는 자가 지역 일꾼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사람다운 사람을 뽑아야 한다. 얼마 전 조그마한 식당에서의 일이다. 식당을 들어가는데 옆에 누가 들어오더니, “예약한 ○○○의원입니다.”하고 목에 힘을 주고 들어서는 꼬락서니가 구의원인가 보다. 선거 때만 되면 고개를 숙이고, 선거만 끝나면 보이는 것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정치인들.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하여 사전에 정보를 파악하여 부동산 투기나 부를 축적하는 국회의원, 자녀와 가족들이 모든 특권을 누려가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국회의원들. 어떻게 옥석을 가려낼 것인가? 각종 SNS나 홍보물을 통해 꼼꼼히 살펴서 쓰레기 정치인은 뽑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를 공정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 사람 냄새가 풍기는 사람, 그 지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세 번째는 개인에 대한 투표도 중요하지만, 정당에 대한 투표를 신중히 해야 한다. 이번 개편된 선거제도에서는 정당투표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30명을 뽑는다. 이러한 제도는 군소정당의 정당득표율을 존중하는 의도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하여 새로운 극우 또는 극좌 성격의 정당, 보수 위성정당 등 꼼수정당이 등장할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국민의 민심이 정치권에 최대한 반영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기에 이번 선거는 어느 때 보다 더 후보자와 정당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20~30대 젊은 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길 기대해 본다. 이들은 기존 우리나라 선거의 구습인 ‘지역’과 ‘이념’을 탈피하고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로 접근할 수 있는 층으로, 이들은 취업이나, 정치의식, 사회적 관심 등에 관한 문제인식 수준이 높은 편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나는 이들의 정치참여 형태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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