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떠나기 싫다는 장성군민 “이유 있었네”

황룡강 중심 노란꽃 축제·마을 전설 포함 관광벨트 구축 효과

가구소득 증가 지난해 기준 2년전보다 24.8%→33.1% 껑충

덕성행복마을·고려시멘트 부지 개발 주력… 주거환경 개선

장성군 전경. /장성군 제공
최근 장성에 관한 사회조사 보고서가 지역사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내용인 즉 장성군민 80%가 ‘장성을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답했던 것. 억압과 탄압에 눌려 AI같은 기계적 답변만 반복하는 북한 주민들 대상으로 실시한 호감도 조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남 장성군 군민들의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 생각이다. 변방(전남지역 북쪽 끝)에 위치한 군 단위 작은 도시 장성. 과거 ‘풍류’와 ‘학문’의 고장 정도로만 알려졌던 장성은 왜 이토록 살고싶은 고장이 됐을까.

◇군민 10명 중 8명 ‘장성 안떠나’응답

최근 장성군이 발표한 ‘2019년 장성군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성군민의 83.3%는‘이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향후 생활여건 변화에 대해 ‘좋아질 것’이라 응답한 군민의 비율이 73.1%에 달했다. 군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에 지표다. 2019년 장성군의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6명 증가한 344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 역시 1.778명으로 2017년(1.641명)보다 올랐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타 시도와 차이가 크다. 이는 아이낳고 살기 좋은 장성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비추는 거울이다.

황룡강 노란꽃 잔치 축제장에 모인 관광객들. /장성군 제공.
◇장성 르네상스 도래

장성은 불과 몇 년만에 지역 대표 ‘관광 도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민관 협력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일궈낸 관광 관련 인프라 조성이 새로운 장성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장성하면 ‘노란색’과 자연스레 연관된다. 그만큼 도시의 이미지와 색을 조합시키는 마케팅 성공적이었다는 것. 사실 장성군은 민선 6기(2014년 이후)부터 지자체 최초로 도시 브랜드 컬러마케팅인 ‘옐로우시티 장성’을 구축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냈다. 장성군민들도 이에 동참했다. 실제 장성군민들은 잡풀만 무성하던 황룡강 주변을 직접 10억 송이 꽃을 심어 ‘꽃강’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일조했다. 도심 곳곳을 노란색(황금느릅, 황금편백. 황금사철, 산수유) 꽃으로 조성하는데도 앞장섰다. 노란꽃잔치는 지난해 포함 3년 연속 100만 방문을 달성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여기다 백양사~홍길동 테마파크~금곡 영화촌까지 이어지는 ‘장성 8경’, 서능의 효행과 감천에 관한 전설, 삼계면 고산에 위치한 문바위 전설 등 35곳에 달하는 전설과 설화 이야기를 담고 있는‘스토리텔링’사업, 필암서원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 및 전남도 지정문화재 51개를 한데 묶어 구축한 장성의 관광벨트 조성은 장성의 르네상스를 꽃피우는데 충분했다. 특히 황룡강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및 축제 프로그램 개발은 장성만의 관광자원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관광 활성화는 장성 군민들의 일자리 창출 및 수익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 민선 6기 이후 장성군내에는 2014년 건설업(관광 인프라 조성 원인) 등을 중심으로 사업체 3천117개·종사자 1만6천 40명에서 2017년에는 사업체 3천347개, 종사자 수는 1만7천848명으로 증가했다.

장성군민 월 평균 가구소득 변화도 분명했다. 지난 2017년 200만원 미만 가구가 64.6%였던 것에 비해 2019년에는 54.5%로 감소했다. 반면 2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은 2017년 24.8%에서 2019년 33.1%로 껑충 뛰었다. 400~600만원 미만 가구소득도 2017년 8.4%에서 2019년 9.5%로 늘었다. 관광과 군민 소득간 연결고리를 증명하기 위해선 보다 더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 장성의 관광 활성화 정책이 자리잡은 이후 군민들의 소득이 함께 상승한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장성군측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성군민들의 지역축제 호응도 역시 높을 수 밖에 없다. ‘홍길동동무꽃길축제’·‘노란꽃 축제’ 등 지역 대표 축제에 참여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이 넘는 각각 ‘54.7%’, ‘70.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기 충분하다.

장성 고려시멘트 부지 모습. /장성군 제공
◇군민 위한 자치 행정 밑그림

장성군은 이러한 군민들의 지지와 호응, 거버넌스의 힘을 토대로 올해부터 ‘미래세대를 위한 전략적 발전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겠단 복안이다. 특히 주거·복지 시설도 획기적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장성군은 올해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을 비롯해 청운지하차도 개설과 스마트 하이패스 전용 IC 설치, 덕성행복마을 조성,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협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홍(洪)길동무 꽃길축제(5월)와 황룡강 노란꽃잔치(10월)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황룡강에 ‘물빛 공연장’과 ‘향기나는 플라워 터널’ 등 즐길거리와 휴게시설도 늘린다. 장성호는 제2출렁다리를 준공하고 수변 백리길도 새롭게 개통된다.

여기에 더해 현재 건립 중인 LH 3·4차 임대주택에 이어 북이면 사거리 인근에 ‘5차 LH 공공주택사업’ 시행을 확정지은 상태다. 올 한해를‘관광 =일자리=주거’로 이어지는 중장기 미래 발전 전략 구축을 통해 ‘떠나기 않는 도시=되돌아 오는 장성’을 만들겠다는 의지표명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장성을 떠나지 않겠다는 군민들의 뜻은 결국 장성을 떠나지 않는 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며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한 먹거리 산업 육성,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한 살기좋은 장성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장성/박문수 기자 pm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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