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축구’…정태욱이 머리로 뚫었다
한국 축구,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
결승서 연장접전끝에 사우디에 1-0 승리
원두재 ‘MVP’·송범근 ‘베스트 골키퍼’ 수상
한국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정태욱(대구 FC)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AFC U-23 챔피언십 첫 정상에 오른 한국 축구는 올림픽 본선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대표팀은 지난 22일 호주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3위 이내에 주어지는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티켓을 획득, 통산 11회이자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에 이어 두배의 기쁨을 안았다.
김학범 감독으로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어 1년 6개월 만에 다시한번 아시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은 결승에서 사우디를 맞아 오세훈(상주)을 원톱으로 좌우 날개에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김진야를 배치하는 4-2-3-1 전술을 가동했다. 하지만 여러차례 좋은 기회에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전후반 모두 무득점에 그치면서 힘든 경기를 펼쳤다.
사우디의 수비는 탄탄했다. 이번 대회 결승전 이전까지 5경기에서 1골만 허용하는 ‘짠물 축구’를 선보였다. 사우디가 득점은 5점에 불과하지만 1패도 없이 결승에 진출한 것은 수비의 힘이었다. 결승전서 한국에 허용한 실점까지 계산해도 이번 대회 단 2실점에 불과했다.
한국은 전반에 정우영이 두 차례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교체로 들어온 이동준과 이동경이 좋은 호흡을 선보였으나 역시 마무리 골을 터트리진 못했다. 사우디의 ‘늪 축구’에 문전 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어려운 경기가 진행됐다.
결국 경기는 연장에 접어들었고, 승부는 연장 후반에 결정났다.
연장 후반 7분께 사우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동경의 왼발 프리킥을 문전에 있던 정태욱이 헤더로 연결, 사우디 골문을 마침내 열어제치는데 성공했다. 경기시작 112분에 나온 첫 골이자 한국에게 AFC U-23 챔피언십 우승컵을 안긴 극적인 골이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중원을 든든히 지킨 원우재가 뽑혔다. 원두재는 조별리그 2차전부터 5경기 동안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첫 우승을 이끌었다. 골키퍼 송범근은 6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3실점으로 막아 낸 철벽 방어로 ‘베스트 골키퍼’로 뽑혔다.
한편 대표팀은 28일 오전 방콕을 떠나 귀국한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